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국어여행 / [난이도 = 중등~고1]
6. 외래어 표기법 뛰어넘기 ②
7. 품사의 세계 - 동사와 형용사 ①
8. 품사의 세계 - 동사와 형용사 ②
이제부터는 품사의 세계를 탐사해보자.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생각해볼 주제는 동사와 형용사의 관계다. 두 품사를 구별하는 방법은 교실에서 배웠을 텐데, 그 중에서 네 가지만 되짚어보자.
첫째, 동사는 현재시제 서술형일 때 바탕꼴(사전의 표제어에 올라 있는 형태)로 쓰이지 못하고 ‘간다’ ‘먹는다’처럼 ‘-는다’가 붙는다. 물론 ‘우승 고지에 오르다’처럼 기사의 제목으로 쓰이는 일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상적인 대화나 일반적인 글에서는 이런 표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반해 형용사는 ‘키가 작다’ ‘얼굴이 예쁘다’ ‘꽃이 아름답다’같이 바탕꼴이 그대로 쓰인다. 둘째, 현재시제로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을 꾸밀 때 동사는 ‘먹는’처럼 ‘-는’이 붙지만 형용사는 ‘예쁜’처럼 ‘-ㄴ’이나 ‘작은’처럼 ‘-은’이 붙는다. 셋째, 현재시제 감탄형으로 쓰일 때 동사는 ‘자는구나’처럼 ‘-는구나’가 붙지만 형용사는 ‘작구나’처럼 ‘-구나’가 붙는다. 넷째, 어미 ‘-아라’나 ‘-어라’가 붙었을 때 동사는 ‘먹어라’처럼 명령형이 되지만 형용사는 ‘아름다워라’처럼 감탄형이 된다. 이 밖에도 형용사에는 동사에 붙을 수 있는 어미 중의 일부가 붙지 못한다든가 하는 등의 차이가 몇 가지 더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탐구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동사와 형용사는 사뭇 다르다. 동사는 움직임이나 작용을 나타내고, 형용사는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이렇게 두 품사는 내용이나 기능 면에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의외로 둘 사이의 거리는 무척 가깝다. 사실 두 품사 사이에는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훨씬 더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은 어미를 붙여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어의 품사에는 모두 아홉 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어미가 붙을 수 있는 것은 동사와 형용사뿐이다(단, 서술격조사 ‘이다’는 예외다). 어미가 붙는다는 것은 곧 이 두 품사가 주로 서술어로 쓰인다는 말이다. 한국어에서 서술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하겠다), 동사와 형용사의 이런 공통점은 그 무게를 따지기 힘들 정도다. 이렇게 두 품사의 쓰임새에 같은 점이 많기 때문에 둘을 한데 묶어 ‘용언’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사와 형용사가 닮은꼴이라는 점은 일부 지방의 사투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두 품사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로 ‘-는구나’가 붙으면 동사요 ‘-구나’가 붙으면 형용사라고 했는데, 사실 이런 설명은 전라남도 방언을 쓰는 사람들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다. 이 사람들은 표준어 사용자들이 ‘먹는구나’ 할 것을 ‘먹구나’ 하고, ‘가는구나’ 할 것도 ‘가구나’ 한다. 동사를 형용사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또 반대로, 형용사를 받아서 ‘그렇죠’ 할 것을 동사처럼 ‘그러죠’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두 품사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한 것이다. 동사와 형용사가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고 때로는 둘을 구분하기가 어렵기도 해서, 학자들 중에는 두 품사를 하나로 합치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둘을 ‘동사’로 묶고, 기존의 동사는 ‘동작동사’로, 형용사는 ‘상태동사’로 작게 나누자는 것이다. 아무튼 품사의 세계에서 동사와 형용사는 형제지간만큼이나 가까운 사이다.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첫째, 동사는 현재시제 서술형일 때 바탕꼴(사전의 표제어에 올라 있는 형태)로 쓰이지 못하고 ‘간다’ ‘먹는다’처럼 ‘-는다’가 붙는다. 물론 ‘우승 고지에 오르다’처럼 기사의 제목으로 쓰이는 일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상적인 대화나 일반적인 글에서는 이런 표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반해 형용사는 ‘키가 작다’ ‘얼굴이 예쁘다’ ‘꽃이 아름답다’같이 바탕꼴이 그대로 쓰인다. 둘째, 현재시제로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을 꾸밀 때 동사는 ‘먹는’처럼 ‘-는’이 붙지만 형용사는 ‘예쁜’처럼 ‘-ㄴ’이나 ‘작은’처럼 ‘-은’이 붙는다. 셋째, 현재시제 감탄형으로 쓰일 때 동사는 ‘자는구나’처럼 ‘-는구나’가 붙지만 형용사는 ‘작구나’처럼 ‘-구나’가 붙는다. 넷째, 어미 ‘-아라’나 ‘-어라’가 붙었을 때 동사는 ‘먹어라’처럼 명령형이 되지만 형용사는 ‘아름다워라’처럼 감탄형이 된다. 이 밖에도 형용사에는 동사에 붙을 수 있는 어미 중의 일부가 붙지 못한다든가 하는 등의 차이가 몇 가지 더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탐구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동사와 형용사는 사뭇 다르다. 동사는 움직임이나 작용을 나타내고, 형용사는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이렇게 두 품사는 내용이나 기능 면에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의외로 둘 사이의 거리는 무척 가깝다. 사실 두 품사 사이에는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훨씬 더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은 어미를 붙여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어의 품사에는 모두 아홉 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어미가 붙을 수 있는 것은 동사와 형용사뿐이다(단, 서술격조사 ‘이다’는 예외다). 어미가 붙는다는 것은 곧 이 두 품사가 주로 서술어로 쓰인다는 말이다. 한국어에서 서술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하겠다), 동사와 형용사의 이런 공통점은 그 무게를 따지기 힘들 정도다. 이렇게 두 품사의 쓰임새에 같은 점이 많기 때문에 둘을 한데 묶어 ‘용언’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사와 형용사가 닮은꼴이라는 점은 일부 지방의 사투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두 품사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로 ‘-는구나’가 붙으면 동사요 ‘-구나’가 붙으면 형용사라고 했는데, 사실 이런 설명은 전라남도 방언을 쓰는 사람들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다. 이 사람들은 표준어 사용자들이 ‘먹는구나’ 할 것을 ‘먹구나’ 하고, ‘가는구나’ 할 것도 ‘가구나’ 한다. 동사를 형용사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또 반대로, 형용사를 받아서 ‘그렇죠’ 할 것을 동사처럼 ‘그러죠’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두 품사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한 것이다. 동사와 형용사가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고 때로는 둘을 구분하기가 어렵기도 해서, 학자들 중에는 두 품사를 하나로 합치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둘을 ‘동사’로 묶고, 기존의 동사는 ‘동작동사’로, 형용사는 ‘상태동사’로 작게 나누자는 것이다. 아무튼 품사의 세계에서 동사와 형용사는 형제지간만큼이나 가까운 사이다.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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