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늘어나는 ‘가상 체험’…인간관계도 변하나

등록 2007-12-09 16:55수정 2007-12-09 17:20

지난해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6 전시장내 독일 통신사업자인 티(T) 시스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사이버 여행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6 전시장내 독일 통신사업자인 티(T) 시스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사이버 여행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논술 교과서/ (28)정보화 사회에서 자아의 변화

관련논제 해결하기/ 난이도-고2~고3

<논제> 오늘날 가상공간 체험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참고해 가상공간에서 겪는 여러 가지 경험이 인간관계에 끼칠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분석하고,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시오. (700~800자)

(가) 왜 사람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 빠져드는가? 알코올 중독이나 전자오락 중독 등과 구별되는 특징은 무엇인가? 사이버의 어떠한 마력이 사람의 내면을 유혹하고 사로잡는가? 정신의학적 분석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사이버스페이스의 마력이 인간 내면을 유혹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을 포괄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유아적 만족에서부터 공격과 방어, 개체 성장과 정체성, 집단의식과 모성본능, 그리고 구원과 현존재 초월의 본능적 의지와 같은 인간사의 거의 모든 요소들이 무수히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거의 모든 정신적 요소들과의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며 영원히 탄생과 재탄생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이버중독의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이버세계의 정신적 특성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유희성과 소망충족이다. 사이버스페이스 여행은 재미있다. 모든 미디어 통합의 장이 사이버스페이스이다. 그곳에는 영화·연극·음악·미술·오락 등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유희적 요소들이 모두 있고, 마법·죽음과 같은 금단의 요소들도 있다. 그것은 욕구의 무한충족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불경스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욕망의 무한충족이 현실세계에서와는 달리 극도로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행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세계에서는 한 푼 어치 실제적 가치도 없는 허구적 가치에 불과하다’는 반론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평생의 여정을 등대처럼 비추어주곤 하는 성경의 한 구절이나, 놀랍도록 신비한 체험으로 끊임없이 탄생과 재탄생을 반복하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한 구절의 가치는 때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둘째, 친밀성과 신화적 만남의 소망이다. 차가울 것 같은 사이버스페이스의 체험은 의외로 따뜻하다. 사이버스페이스에 질문을 올리면, 깨알같은 답신을 보내주는 친절하기 그지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들과 밤새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인종·성별·나이 등은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 문화차별적인 예의범절도 없고 인류 공통의 직관적 최소 예절인 네티켓 정도면 충분하다. 사소한 실수는 용납된다. 달리 말하면 네티즌들은 실제의 세계가 더 무미건조하고 냉혹하다고 느낀다.(중략)

셋째, 포용성이다. 사이버스페이스는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 넓은 어머니의 품처럼 열려 있다. 비록 접속 속도와 형식의 사회계층 간 빈부격차는 존재하지만 모든 네티즌은 사이버스페이스 안에서 평등하다. 친구와 시간 약속하기도 어려워져만 가는 현대 사회의 고독한 한 단면을 보상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방밖으로 나갈 필요를 하나씩 제거해감으로써, 오로지 통신기만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며 방 안에 머무는 사회의 누에고치화(cocooning) 현상을 유발했다. 사회의 누에고치화를 통해 인간소외를 촉진해 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사이버스페이스의 확장을 통해 사람들의 고독을 달래는 가장 포용성 있는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상은 아이러니컬하기도 하지만 사회의 사이버화를 한층 더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홍성욱 외, <2001 싸이버스페이스 오디쎄이> 266~267쪽

(나)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면서 수용적이고 또 수용될 수 있는 친화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상대와 상황에 맞추어 자주 변형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컴퓨터광인 갑을 만나서는 사이버공간 상의 흥미 있는 사이트 이야기를 나누며, 이웃친구인 을을 만나서는 삼국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상이한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대화를 한다. 이 같은 자기조정능력(self-monitoring ability)은 전통사회에서는 배우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정보화 사회에서의 대인교류가 분절화되어지는 특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즉 전통사회에서와는 달리 전인격적인 교류이기보다는 부분적인 만남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특히 사이버교류와 같은 원격교류에서 더욱 그러하다. 사이버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탐색한다. 대면만남과 달리 상대방의 모습이 얼마나 가공된 것이며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인지를 확인할 수가 없다. 사이버교류와 같이 편린적인 관계에서는 행위자의 환상이 작용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지니고 있는 희망, 꿈을 상대에게 투사하여 마치 상대가 그러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래서 상대와 자신의 관계를 ‘좋은’ 관계로 규정한다면 이를 매 상황마다 확인하고자 하며, 이에 대한 표현이 강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상대에게서 제공받지 못한 부분을 자신의 환상과 바람으로 메우면서 자신에 대한 솔직한 토로가 아울러 나타나기도 한다. 사이버공간에서 만난 상대를 현실공간에서 만나서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황상민 외, <사이버공간의 심리> 58~59쪽

(다) 세컨드 라이프란 미국의 벤처기업인 린든 랩이 창조한 3차원 가상세계다. 2003년에 처음 만들어져 지난 2월1일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자신의 아바타를 사용해서 3차원 입체로 만들어진 가상의 땅에서 전세계 사람들과 대화하고,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 종류와 비슷해 보이지만, ‘창조성’과 ‘경제활동’이란 면에서 세컨드 라이프는 다른 게임들과 사뭇 다르다. 온라인 게임이 이미 만들어진 가상세계에서 레벨을 올리며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면,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이용자들이 스스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고 땅을 사서 세상을 넓혀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물건을 자체 통화인 린든 달러를 사용해 사고팔 수 있고, 부동산을 사서 임대업을 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린든 달러를 미국 달러로 합법적으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271린든 달러=미화 1달러) 세컨드 라이프 세계에서 번 돈을 ‘퍼스트 라이프’인 실제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미 부동산 임대업을 통해 미화 1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마케팅과 제품 홍보 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세계의 유명 기업들도 속속 세컨드 라이프 안으로 들어왔다. 일례로 일본 도요타는 이곳에서 시온(Scion) 브랜드의 가상공간용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차를 맞춤 주문하고 다시 시장에 내다팔면서 시온 브랜드가 급속히 확산됐다. 세계적 음반회사인 소니BMG도 섬을 통째로 사서 ‘소니 뮤직 미디어 아일랜드’를 만들었는데, 이 섬을 방문하면 여러 가수들의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상상력이 허용하는 모든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세컨드 라이프를 ‘기업가 정신의 인큐베이터’라고 불렀다. 하지만 미국의 한 교수가 “현실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세컨드 라이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기도 하다.

-박상철 기자, <한겨레21>(제647호) 2007년 2월8일치 기사 중 발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