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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어느 외고 응시생 학부모의 ‘탄식’

등록 2007-12-10 20:42수정 2007-12-10 22:07

경기 지역 외국어고 일반전형 반영비율
경기 지역 외국어고 일반전형 반영비율
“교육부 말만 믿고 수학공부 하지 말랬는데…”
안낸다던 수학 버젓이 출제
탈락 실망 넘어 참담한 심정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발표만 믿고 아이에게 수학 공부는 하지 말랬는데 ….”

최근 중3 자녀가 경기 지역 사립 외국어고에 지원했다 떨어졌다는 ㄱ씨(47·경기 군포시)는 10일 기자에게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여름방학 때 딸에게 교육부도, 경기도교육청도 올해부턴 외고 입시에 지필식 수학 문제를 못 내도록 했다고 하니, 수학보다는 국어와 영어에 집중하라고 얘기해 줬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철저히 배신당했다.

올해 입시에서 경기 지역 외고 9곳은 모두 ‘창의사고력 평가’나 ‘학업적성검사’라는 이름으로 고교 수준의 수학 문제를 냈다. ㄱ씨 딸이 지원한 외고도 ‘학업적성검사’에 수학 문제만 20문항이나 냈다. ㄱ씨는 “아이가 영어는 거의 맞았고 내신 성적도 뛰어났지만, 수학은 절반밖에 맞히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나의 충고 때문에 아이가 떨어진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외고에서 수학 시험은 총점 500점 가운데 80점인데, 지원자들의 내신·영어 실력이 거의 비슷해 수학이 당락에 결정적이다.

여느 아이들처럼 ㄱ씨의 딸은 초등 6학년 때부터 외고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는 영어를 좋아했고 외교관이 되고 싶어했다. ㄱ씨는 “아내와 아이가 (외고 진학을) 바랐다”며 “중학 3년 동안 꾸준히 학원을 다녔고, 방학 때도 대학이 여는 영어 캠프 등에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영어에 소질을 보인 아이는 중학 수준을 넘어선 수학 공부를 버거워했다. 그래서 수학 비중이 덜하다는 공립 외고 진학도 저울질했다. 집에서 멀다는 이유로 ㄱ씨가 반대했다. 그는 “차라리 그때 공립 외고에 지원하게 했다면 낫지 않았을까”라며 탄식했다.

ㄱ씨는 “올해 내내 교육 당국에서 (수학 문제를 못 내게 하겠다고) 몇 차례나 강조하지 않았느냐”며 “묵묵부답인 외고는 물론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는 교육 당국에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아이가 아빠를 믿지 못하고 사회를 부정적으로만 보게 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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