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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 물리 오답논란’ 내용, 교과서에도 나와…

등록 2007-12-22 20:46

“교과서 충실히 공부한 학생에 오히려 불이익” 반발

`오답 논란'을 빚고 있는 2008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물리Ⅱ과목의 11번 문제 관련 내용이 교과서에도 언급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과서 내용을 꼼꼼히 파악한 학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평가원 결정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2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현재 고교에서 쓰이고 있는 물리Ⅱ과목 교과서들은 거의 예외없이 단원자 분자의 내부에너지와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을 다루면서 반드시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을 적시하고 있다.

또 일부 교과서는 단원자 분자의 경우뿐 아니라 2원자 분자 등의 사례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학사 교과서의 관련 부분에는 산소나 이산화탄소 등 다원자 분자 기체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회전 및 진동에 의한 에너지 등을 가지므로 한 기체 분자 1몰의 내부 에너지는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의 경우인) (3/2)RT보다 커진다"라는 설명이 나와 있다.

이 부분에는 `2원자 기체 분자의 회전과 진동'이라는 제목의 그림과 함께 이런 현상이 생기는 기본 원리도 간략히 설명돼 있다.


이 때문에 교과서 내용을 꼼꼼히 파악한 학생이라면 교과서에 분명히 실려 있는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이 문제에는 빠져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며, 따라서 단원자 분자일 가능성과 다원자 분자일 가능성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문제를 풀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평가원의 결정 때문에 교과서를 충실하게 공부한 학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이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의 의견이다.

`ljt0083'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이버 사용자는 "교과서에 충실하게 공부해 온 학생 입장에서는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이 붙지 않은 것을 보고 `분자 구성의 형태에 따라 분자의 내부 에너지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어 보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해서 문제를 풀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정답 변경이 깔끔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수능이 치러진 직후 물리Ⅱ 11번 문제에 대해 `④ ㄴ, ㄷ'을 모범답안으로 제시했으나 한국물리학회는 22일 "`ㄴ'은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인 경우에만 맞고 다원자 분자 이상기체인 경우에는 틀린다"는 학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해당 문제에는 `이상기체'라는 조건만 달려 있었으며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은 달려 있지 않았다.

한국물리학회는 `학생의 이상기체에 대한 이해 수준'을 언급하며 `② ㄷ'과 `④ ㄴ, ㄷ' 모두를 정답으로 간주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사실관계에서는 "`ㄷ'은 맞고 `ㄴ'은 틀리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국내 물리학계 전체를 대표하는 한국물리학회의 공식 의견과 정반대로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키로 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평가원의 결정 때문에 등급이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는 2등급 이하 수험생들은 반드시 소송을 제기해야 나중에 재판에 의해 구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평가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성적 발표가 이뤄져 대입 전형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답 변경이나 복수정답 인정 등 조치를 취할 경우 커다란 사회적 파장과 책임추궁이 곧바로 뒤따른다는 점이 진짜 이유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물리학회 고위 관계자는 학회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직전인 22일 오전 연합뉴스 기자와 통화하며 "`② ㄷ'이 맞고 `④ ㄴ, ㄷ'은 틀린 것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혼란과 파장을 고려해 `정답 변경' 대신 `복수정답'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예상했었다.

그는 "애당초 문제를 잘못 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평가원이 이의신청 단계에서 이를 바로잡았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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