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어떻게 대응했나
지난달 15~19일 수능 이의신청 기간에, 수능 과학탐구영역 물리Ⅱ 11번 문항에 대해 이의 신청이 접수된 의견은 모두 15건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문제를 주요 사항으로 분류하지 않고, 자체 심의를 거쳐 ‘정답(문제)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달 7일엔 수능 성적을 최종 확정해 응시생 55만여명에게 통지했다.
15건의 의견 가운데 문항에 ‘이상이 있다’는 내용은 10건, ‘이상이 없다’는 내용은 5건이었다. 평가원은 출제위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실무 심사위원회에서 “이상기체를 단원자 분자와 다원자 분자로 구분해 내부에너지를 구하는 것은 7차 교육과정 물리Ⅱ의 내용과 수준을 벗어난다”는 이유를 들어 ‘이상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고교 과정에서 이상기체를 단원자 분자 수준에서 공부하는 점을 따랐다는 것이다. 한국물리학회 등의 의견은 따로 듣지 않았다.
관례적으로 이상기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이에 대한 이의 제기가 없었던 점도 이런 안이한 대처를 하는 데 한몫했다. 2005학년도부터 지금까지 12차례 치러진 수능 및 모의 수능에서 이상기체 관련 문제는 23차례 출제됐으며, 그 가운데 단원자나 다원자 여부를 명시한 것은 두 차례뿐이었다. 평가원 쪽은 “이전까진 한 차례도 이의 제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서 복수 정답을 인정한 뒤 평가원장이 사퇴했던 경험도, 평가원 쪽의 ‘덮고 가기’ 자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이었지만, 수능 도입 이래 처음 맞는 사태에 학생·학부모의 비판이 거셌고, 결국 이종승 당시 평가원장이 물러났다.
이번 수능과 관련해 이의신청 기간 중 평가원에 접수된 의견은 모두 124문항 589건이었다. 2006학년도와 2007학년도 수능 때 각각 106문항 264건, 64문항 114건이었던 것에 견줘 2~4배나 늘었다. 수능 등급제의 도입으로 학생들이 점수에 매우 민감해졌음을 보여준다. 평가원은 이를 소홀히 여기다 결국 역풍을 맞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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