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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조정자 역할 의심받는 대교협

등록 2008-01-03 19:35수정 2008-01-03 22:08

대학들 이해 제각각 ‘어정쩡한 협의체’
‘3불 정책’ 등 현안마다 불협화음 속출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은 그동안 대학 입학 관련 주요 현안들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내놓거나, 4년제 회원 대학 201곳의 의견을 매끄럽게 조정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드물었다. 대학들의 학사나 재정 등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할 때도 ‘불협화음’은 그치지 않았다. 지방대와 수도권대, 사립대와 국공립대, 상위권대와 중하위권대가 느슨하게 묶여 있는 협의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대학 입학 3불 정책’(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본고사 금지)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때, 대교협은 3불 정책 폐지를 비롯한 대입 자율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대교협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과 부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여러 통로로 이를 여론에 호소했다. 하지만 문제는 금세 드러났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 등 일부 총장들이 3불 정책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다른 여러 총장들은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마치 전체 대학의 의견인 양 발표됐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일부 대학의 내신 무력화 시도로 교육부와 대학이 날카롭게 갈등을 빚었을 때에도 비슷했다. 내신 반영비율 축소를 바라는 일부 수도권 사립대 총장들이 필사적으로 교육부와 부닥친 반면, 다른 많은 대학 총장들은 내신 비중을 좀더 올리기로 했다. 이때도 대교협은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지만, 다수 총장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연세대·서강대 등 이른바 서울 상위권 7개 사립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대교협이 주관한 ‘대학입학 공동설명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대학이 따로 7개대 공동 입학설명회를 열고 대입 전형계획을 발표하며, 대교협을 ‘끌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교협은 지난해 11월 전국 40여개 대학이 유치 경쟁을 벌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학정원 증원 요구에도 의견 조정에 실패했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들이 막판에 이해가 갈리면서 ‘엇박자 행보’를 보였지만, 대교협은 이를 조정하는 데 무력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1980년대 초 만들어진 대교협은 정통성 없는 정부를 대신해 대학과의 의사 소통을 중개하는 구실을 했다”며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한 단체에 공공성이 생명인 대입 업무를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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