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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등급제 올 폐지에 “3년 예고제 무시” 학교현장 혼란

등록 2008-01-21 21:04수정 2008-01-21 23:11

원로들,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 촉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등급제를 당장 올해(2009학년도)부터 폐지하겠다고 해, ‘예비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 학교 현장이 극심한 혼란에 시달리게 됐다. 수능 등급제를 보완하겠다는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당장 올해부터 적용하는 데에는 비판 여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제도는 무엇보다 안정성이 생명으로 꼽히며, 적어도 고교 입학 이전인 3년 전에 예고하는 게 관례였다. 영역·과목별 1∼9등급을 표기하는 수능 등급제는 2004년에 발표돼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회성 수능 시험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고교 기록인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시하자는 ‘2008학년도 대입 제도’의 핵심 고리였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2007학년도처럼 등급과 함께 표준점수·백분위를 제공하므로, 등급제 폐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 대학들은 대부분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해 ‘점수·등수 줄세우기’로 학생들을 뽑았다. 수능 등급·점수 병기제는 곧 수능 점수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인수위는 ‘대입 3년 예고제’는 물론 지난해 8월 교육인적자원부가 고시한 ‘2009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도 무시했다. 따라서 다수 학생·학부모들의 예상을 뒤엎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입시 전문가는 “최대한 안정적인 대입 제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 수능 점수제 회귀가 가능한지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다수 입학처장들이 2010학년도 이후부터 적용하자고 한 것도 이 때문이었으나, 인수위는 이를 외면했다.

‘내신 비중이 단계적으로 커질 것’이란 말을 거듭 들어왔던 예비 고3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했다. 경북 한 고교 2학년 학생은 “등급제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당장 바꾸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이미 수능 등급제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 왔는데,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말했다.

수능 점수제가 되면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대학의 발표도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 한 고교 2학년 학생은 “정시 논술을 치르지 않는 대학이 어디냐”며 “수시모집에도 지원할 텐데, 그렇다면 수시 논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냐”고 물었다. 수험생들은 정작 입시 공부 부담은 줄지 않을 거라며 울상을 짓는다.

수능 점수제 회귀로, 재수생들이 빠른 속도로 늘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점수제가 되면, 재수생들로선 등급보단 점수 올리기가 쉬워져 수능 대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벌써 수능 대비 학원, 기숙형 재수생 학원들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날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사회 각계 대표 7명은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관련 제언’을 발표해 “우리 교육의 근본 처방을 위해 정권을 넘는 차원의 ‘사회적 협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두식 경북대 교수 등도 이날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을 걱정하는 109인’ 이름의 선언을 발표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유보 △대입 자율화 추진 재고 △정파를 넘어선 사회적 대타협 기구 마련 등을 인수위에 권고했다. 최현준 이수범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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