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등급제 폐지 등 이명박 정부의 새 교육 정책들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수능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도 나기 전에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신설동 고려학원에서 과학탐구 영역 수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학 수학능력 시험(수능) 등급제를 올해 당장 점수제로 돌리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예비 고3’ 학생들과 진학 교사들은 당혹스러워했다. 반면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인수위의 발표와는 정반대로 학원들은 반색했고,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는 껑충 뛰었다.
“2년 넘게 내신 중점 두었는데…” 당혹
사교육업체 ‘반색’…주가 ‘껑충’ ■ 예비 고3 교실=“짜증이 나고 화가 나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ㄱ고등학교에서 만난 ‘예비 고3’ 강아무개(17)군은 2009학년도 수능이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능 등급제 폐지 등 입시 정책을 급작스레 바꾼 것에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겨울방학인데도 학교에 보충수업을 하러 나온 강군은 “시험이 코앞인데 정책이 또다시 바뀌니 정말 혼란스럽다”며 “내신에 중점을 둬 왔는데, 이젠 수능 점수를 1점이라도 올리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아무개(17)군은 “제도가 갑자기 바뀌어 어수선하지만 문제 하나 때문에 등급이 내려가는 등급제보다 점수제가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논술시험에 대해 불안감과 막막함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강군은 “대학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어느 방향에 맞춰 논술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입시를 자율로 치를 수 있게 된 상위권 대학들이 상당히 까다로운 수준의 논술 문제를 낼 것으로 예측한다. 지방 고교 학생들의 상실감은 훨씬 크다. 인천 부평구 ㅂ여고 박아무개(17)양은 “수능 등급제도 문제지만 점수제로 되돌아가는 것은 더욱 문제”라며 “강남과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많이 진학하고, ‘적자생존’ ‘줄세우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밀양 ㅁ고교의 이아무개 교사는 “지방 고교에선 서울 중상위권, 지방 국립대 등의 입학에서 내신의 효과를 보고 있다”며 “수능 점수제는 내신 무력화로 이어질 게 뻔해 지방 아이들 설 곳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사들은 진학지도 방향을 틀어야 해 또다시 분주해진 모습이다. ㄱ고 윤아무개 교사는 “올해 처음 시행된 등급제로 불확실한 점이 많아 입시 지도에 애먹었다”며 “점수제로 다시 바뀐다니, 진학지도 때 역점을 둘 사항을 새로 점검하느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원가·사교육 주가=수능 점수제 환원 발표에, 대입 학원들은 재수생이 확 늘 거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ㄱ학원 이사는 “올해 등급제 때문에 몇 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진 학생들이 이번 인수위 정책으로 대거 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수생 대상 대입 학원들에겐 무척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내신보다는 수능의 비중이 높아질 게 뻔하고 등급보다 점수를 올리기가 쉬워져, 재수 수요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다. 재수생 김아무개(18)군은 “대학에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반수’를 고려하던 친구들도 다들 재수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ㄱ학원에서 이미 재수 준비에 나선 최아무개(18·고3)군은 “수능만 잘 보면 된다고 생각해 주변 친구들도 재수를 많이 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군은 “재수생들은 내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재학생들보다 유리하다”며 “수능 등급제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해 속상했는데, 재수를 통해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입시 학원들은 대학마다 수능·학생부 반영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이전과는 달리 ‘서울대반·연대반·고대반’ 등 각 대학 이름으로 반을 편성해 대학별 전형 특징을 겨냥한 강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대입 자율화 방안 발표 이튿날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는 두루 강세를 나타냈다.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능률교육은 전날보다 625원(14.90%)이나 오른 4820원에 마감했고, 디지털대성·에듀박스도 14% 가량이나 뛰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사교육업체 ‘반색’…주가 ‘껑충’ ■ 예비 고3 교실=“짜증이 나고 화가 나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ㄱ고등학교에서 만난 ‘예비 고3’ 강아무개(17)군은 2009학년도 수능이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능 등급제 폐지 등 입시 정책을 급작스레 바꾼 것에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겨울방학인데도 학교에 보충수업을 하러 나온 강군은 “시험이 코앞인데 정책이 또다시 바뀌니 정말 혼란스럽다”며 “내신에 중점을 둬 왔는데, 이젠 수능 점수를 1점이라도 올리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아무개(17)군은 “제도가 갑자기 바뀌어 어수선하지만 문제 하나 때문에 등급이 내려가는 등급제보다 점수제가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논술시험에 대해 불안감과 막막함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강군은 “대학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어느 방향에 맞춰 논술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입시를 자율로 치를 수 있게 된 상위권 대학들이 상당히 까다로운 수준의 논술 문제를 낼 것으로 예측한다. 지방 고교 학생들의 상실감은 훨씬 크다. 인천 부평구 ㅂ여고 박아무개(17)양은 “수능 등급제도 문제지만 점수제로 되돌아가는 것은 더욱 문제”라며 “강남과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많이 진학하고, ‘적자생존’ ‘줄세우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밀양 ㅁ고교의 이아무개 교사는 “지방 고교에선 서울 중상위권, 지방 국립대 등의 입학에서 내신의 효과를 보고 있다”며 “수능 점수제는 내신 무력화로 이어질 게 뻔해 지방 아이들 설 곳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사들은 진학지도 방향을 틀어야 해 또다시 분주해진 모습이다. ㄱ고 윤아무개 교사는 “올해 처음 시행된 등급제로 불확실한 점이 많아 입시 지도에 애먹었다”며 “점수제로 다시 바뀐다니, 진학지도 때 역점을 둘 사항을 새로 점검하느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원가·사교육 주가=수능 점수제 환원 발표에, 대입 학원들은 재수생이 확 늘 거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ㄱ학원 이사는 “올해 등급제 때문에 몇 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진 학생들이 이번 인수위 정책으로 대거 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수생 대상 대입 학원들에겐 무척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내신보다는 수능의 비중이 높아질 게 뻔하고 등급보다 점수를 올리기가 쉬워져, 재수 수요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다. 재수생 김아무개(18)군은 “대학에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반수’를 고려하던 친구들도 다들 재수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ㄱ학원에서 이미 재수 준비에 나선 최아무개(18·고3)군은 “수능만 잘 보면 된다고 생각해 주변 친구들도 재수를 많이 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군은 “재수생들은 내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재학생들보다 유리하다”며 “수능 등급제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해 속상했는데, 재수를 통해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입시 학원들은 대학마다 수능·학생부 반영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이전과는 달리 ‘서울대반·연대반·고대반’ 등 각 대학 이름으로 반을 편성해 대학별 전형 특징을 겨냥한 강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대입 자율화 방안 발표 이튿날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는 두루 강세를 나타냈다.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능률교육은 전날보다 625원(14.90%)이나 오른 4820원에 마감했고, 디지털대성·에듀박스도 14% 가량이나 뛰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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