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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사고 전환바람…공립고 ‘큰 시름’

등록 2008-01-24 20:55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김포외국어고 입시 부정 사건이 발생한 뒤인 지난해 11월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들머리에서 외국어고 폐지, 특수목적고 정책 전환 및 대입제도 전면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김포외국어고 입시 부정 사건이 발생한 뒤인 지난해 11월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들머리에서 외국어고 폐지, 특수목적고 정책 전환 및 대입제도 전면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300개 특별한 고교’ 생기면 존립기반 흔들
“하위권 학생들로 채워지지 않겠나” 염려
경기 군포시 한 사립 고등학교는 최근 ‘자율형 사립고 전환’에 나섰다.

이 학교 교감은 24일 “어떤 사립고라도 관심이 갈 것”이라며 “장단점을 검토 중인데, 재정과 교원 문제가 걸린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교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에 부정적이다. 재단의 교원 인사, 학사 운영 자율권이 대폭 커지면 처우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공립 고교들은 우려와 반대 뜻을 감추지 않는다. 인근 공립고 교감은 “지금도 군포·안양·의왕 등의 특수목적고들에 성적 우수 학생들이 몰려가는데, 자율형 사립고가 등장하면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공립고들은 중·하위권 학생들로 채워지지 않겠느냐”고 염려했다. 다른 공립고 교감도 “대학이 서열화돼 있는 현실에서 고교마저 서열화될 것”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이명박 차기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고교들의 양극화, 중학교의 서열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까지 추진돼 대학들이 고교 성적 기록인 내신을 무력화하면, 이런 ‘특별한’ 고교 출신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휩쓸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에 100곳이 등장하게 될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학사 운영 자율 폭이 커진다. 부족한 재정은 학생 납입금을 일반고의 세 배까지 올려 받아 충당한다. 납입금만 분기당 100만~150만원이 예상된다. 농어촌과 중소도시에 150곳을 세우겠다는 기숙형 공립고도 기숙사 건립비 등 예산을 일반고보다 더 많이 쏟아부어, 인근 지역 성적 우수 학생들을 끌어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도별 고등학교 수>
<시·도별 고등학교 수>
이런 고교 250곳에, 기존의 외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54곳과 자립형 사립고 6곳, 고교 단계인 과학영재학교 1곳을 합치면 일반고와는 다른 ‘특수한’ 고교가 310여곳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일반고 1457곳의 20%를 넘는 수치여서, 현실화되면 고교 평준화 체제는 사실상 해체된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대입 자율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 우수 학생을 한 곳에 모으면 상대평가인 내신에서 불리한 학생들이 나오는데, 이를 풀어줄 장치가 바로 대입 자율화다. 1997년 서울대가 수능 점수로 내신을 산출해 특목고 학생들의 내신 불리를 해소해 주던 ‘비교 내신제’를 폐지하자, 특목고의 인기가 급락하며 자퇴 소동까지 번졌다. 특목고에서 낮은 내신을 받느니 일반고로 옮기거나 검정고시를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차기 정부는 당장 올해부터 대학들에 수능과 학생부의 반영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해, 대학들이 내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이런 ‘특수한’ 고교에 우수 학생들이 몰려 이들이 대학 입시에서 성과를 내면, 나머지 학교들은 2류, 3류 학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특수한 고교 진학 경쟁으로 중학교들까지 서열화된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지금도 상당수 초등학생들이 특목고 입시 사교육에 시달리는데, 그 수가 더 늘 수밖에 없어 학부모들의 짐은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이런 방식의 고교 다양화는 교실 획일화이자 고교 차별화·등급화이며, 결국 사교육 의존도를 더 키워 잘사는 가정 아이들은 더 유리해지는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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