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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어교육 로드맵’ 여기저기 ‘허점’…공청회선 ‘자화자찬’

등록 2008-01-30 20:34수정 2008-01-30 21:19

이주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왼쪽)가 30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영어교육 관련 신문 보도 복사물을 든 인수위 관계자와 귀엣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주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왼쪽)가 30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영어교육 관련 신문 보도 복사물을 든 인수위 관계자와 귀엣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인수위 “학급당 학생수 35→23명으로 축소” 발표
교실 확보 방안은 내놓지 않아…‘계획뿐인 계획’
공청회 반대의견 ‘0’… 방청객도 10명뿐 인수위가 골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30일 영어교육 공청회에서 발표한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을 두고, 목표가 막연하고 실현 대책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장밋빛 부풀리기=인수위는 중·고교의 영어 말하기·쓰기 교육 강화를 위해 영어수업 규모를 학급당 35명에서 23명으로 줄이고, 그러기 위해 영어전용 교사를 1만3천명 새로 채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실 확보 방안은 또렷하지 않았다. 유휴 교실 활용을 거론했지만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시달린다. 1만여 초·중·고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1명 줄이는 데 1조원 가량 드는 점을 고려하면, 이 방안은 계획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학생이 20명을 넘으면 말하기·쓰기 수업을 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고려해 숫자만 맞춰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초등 영어교육 강화 방안도 도마에 올랐다. 인수위는 3~4학년 주 1시간, 5~6학년 2시간인 영어 수업시간을 2010년부터 주 3시간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조기 영어교육은 학계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어린 시절 지나친 외국어 공부는 소양 교육과 모국어 습득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는 16곳을 연구학교로 지정해 영어 수업시간 증가 효과를 살피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위는 이런 상황을 무시한 채, 짧은 검토만으로 초등 영어교육 강화 방침을 세웠다.

영어강사 양성 과정인 테솔(TESOL) 이수자, 외국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딴 사람에게 영어전용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은 특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수위는 2013년까지 한해 3천여명씩 중·고교 영어전용 교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하지만, 지금도 영어교사 자격증을 쥐고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만 한 해 3400명 가량 된다. 간단한 현실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영어교사만을 대폭 늘리는 게 바람직한지도 논란 거리다. 홍완기(서울 용산고 교사) 전국영어교사모임 회장은 “영어 만능주의적 사고가 깔려 있다”며 “모든 교원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5년 동안 쏟아붓겠다는 4조원이란 예산을 마련하는 것도 난관이 숱해 보인다.

■ 전시성 공청회=이날 공청회는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인수위 안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찬반 토론을 해달라”고 했지만, 반대 의견을 낸 토론자는 없었다. 김점옥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영어 수업시간 수 같은 문제를 해소해 주는 방안을 보니 속이 후련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경자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운영위원도 “인수위가 이렇게 착실하게 준비해 준 것에 두손 두발 들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 학습환경 지원 △원어민 보조교사 확충 등 ‘민원성 보완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토론자들은 전날 인수위 쪽과 미리 만나 공청회 발제문을 돌려봤다.

이런 결과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진보적 교육단체들은 공청회에 초청하지 않고 공청회장도 좁은 인수위 회의실로 정하면서 예견됐던 것이다. 방청객 출입도 엄격히 통제해, 공청회장에는 인수위가 미리 정한 10여명만 들어갈 수 있었다. ‘공청회’ 취지를 스스로 퇴색시킨 셈이다.

최현준 성연철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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