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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려대 ‘로스쿨’ 한때 반기

등록 2008-02-13 21:17수정 2008-02-14 03:06

정원불만 반납 검토하다 유보
고려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학정원 배정에 반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내준 예비인가를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일단 유보했다.

고려대는 13일 오전 이기수 총장이 “정원이 적어 제대로 된 법학교육이 어렵다”며 “로스쿨 예비인가 반납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법과대학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예비인가 반납 여부를 논의했으나 최종 결정은 미뤘다. 하경효 법대 학장은 “워낙 중차대한 문제라 법대 교수회의만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교 본부, 교수, 동창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스쿨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불사하려다 태도를 바꾼 것은, 고려대만 로스쿨 예비인가를 반납할 경우의 불이익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다음 로스쿨 평가 때 인가를 받는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예비인가 반납이 한양·중앙대 등으로 확산되면 파장은 커지겠지만, 이들 대학도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교수회의에 참가한 한 교수는 “예비인가 반납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고려대는 처음부터 법대를 존치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당장 정원 120명인 로스쿨을 개원하기보다 정원이 각각 250명, 100명인 법대와 법무대학원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내년 3월 로스쿨을 열면 법대와 법무대학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학부 90명, 법무대학원 100명 등 190명을 줄여야 한다. 2014년까지 사법시험이 유지되고 로스쿨 설치 대학들에 법대가 차차 없어지므로, 고려대만 법대를 유지하면 사법시험 합격자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런 셈법은 다음에 로스쿨 인가를 받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고려대가 예비인가 반납을 명확히 접은 것은 아니다. 연세대·성균관대, 부산·경북·전남대와 같은 정원을 배정받은 데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동국·조선대 등 탈락한 대학들도 로스쿨 심사서류 공개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고,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도 지난 12일 ‘로스쿨 소송 지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한 간부는 “고려대가 예비인가를 반납하면 법령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스쿨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정부가 총정원을 묶어놓아 꼬이고 있다”며 로스쿨 총정원 제한 철폐를 촉구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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