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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학들 교사채용 ‘규정 무시’ 일쑤

등록 2008-02-14 20:40

비리 막으려 만든 인사위원회 개최 절차 등 안지켜
전교조 37곳 조사…‘서류로 지원자 선별 금지’ 위반도
서울 노원구 ㅊ사학법인은 이달 초 중·고등학교의 국어·영어·사회 과목 등 교사 29명을 새로 뽑았다. 2100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70 대 1이 넘었지만, 자칫 전형 자체가 무효화될 처지에 놓였다.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지 않는 등 신규 교원 채용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적 절차를 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시행된 사립학교법과 시행령은 ‘사립학교에 교원인사위원회를 두고, 교원의 임면 등 인사에 관한 사항은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용 대가로 수천만원의 뒷돈이 거래되곤 하던 사립학교의 인사 비리를 막는 최소한의 장치인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지난해 말 신규 교사 6명을 채용한 서울 강북구 ㄷ사학법인은 지원자가 600여명에 이르러 지원률이 100 대 1에 가까웠지만, 필기시험을 치른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법인에서 서류 심사로 미리 걸러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사립학교 교원 채용 때 서류 심사로 지원자를 미리 선별하지 못하도록 한 지침을 보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이 법인은 ㅊ법인과 마찬가지로 교원인사위원회도 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류 심사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응시생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교사 지망생 김아무개(31)씨는 “미리 서류 심사를 하는 학교에는 아예 지원하지 않는다”며 “사학 재단들이 제멋대로 채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최근 신규 교사를 채용한 서울지역 사학법인 37곳을 무작위로 뽑아 채용 과정을 살펴보니 모두 15곳이 사립학교법 등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ㅊ법인처럼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채용한 법인이 9곳이고, 이 가운데 4곳은 필기 시험에 앞서 서류 전형을 했다. 신규 교사 채용 공고 기간을 30일 이상 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법인도 있었다.

목창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사립학교들이 채용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기는 일이 종종 있다”며 “법적 검토를 거쳐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표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위원장은 “사학법인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특히 사립학교법의 교원 채용 등 인사 관련 조항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사립학교의 고질병인 인사 비리는 더욱 뿌리뽑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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