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토플 점수 비교
우리말 논술
통합논술 교과서 / (36) 영어 공용화를 실시해야 하는가?
통계로 접근하기 [난이도 수준-중2~고1]
영어 공용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공용화를 통해 우리 국민의 영어 실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가정한다. 영어 실력을 높이려면 영어가 일상화돼야 하는데,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면 그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1>을 보면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국가의 토플 평균 점수는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한 국가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다만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고유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국가에 비해 인도와 필리핀 등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국가의 평균이 높다는 것은, 이들 국가에서 토플에 응시할 만큼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지 않은 국가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지 않은 노르웨이, 핀란드 등의 토플 평균이 인도나 필리핀의 평균을 훨씬 웃돈다는 사실은 굳이 공용어 채택이라는 방법 외에도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길이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영어 공용화를 통해 대다수 국민이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가정도 현재 영어 공용화를 실시한 나라의 상황에 비춰 볼 때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03년 문화관광부에서 조사한 ‘영어 공용화 국가의 언어 실태’ 자료에 따르면 영어 공용화 국가 47개국 가운데 영어 사용자(영어를 제 1언어와 제 2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50%를 넘는 국가는 16개 나라에 불과하며, 영어 공용화 정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제1언어와 제2언어로 영어를 쓰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50%를 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볼 때 영어 공용화를 시행하는 것만으로 대다수 국민의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가정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어 습득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어려운 작업이며, 이 과정에 엄청난 비용이 투입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영어 공용화 논의에는 그에 기대되는 효과와 더불어 그런 결과가 과연 나타날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지 등 현실적으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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