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일제고사 점수 나오자 학원·언론들 ‘지역·학교 비교’ 나서
교육청 “내탓 아니다” 모르쇠…중학교실 점수경쟁 가중 우려
교육청 “내탓 아니다” 모르쇠…중학교실 점수경쟁 가중 우려
지난 6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 성적표가 공개되자 학교별·지역별 서열이 매겨지면서 학생들의 학업 진단이라는 애초 취지는 퇴색하고,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 학교에 대한 ‘낙인효과’와 점수 경쟁 격화 같은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울산 제주 등 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21일 학생의 개인별 성적과 학교·지역 평균점수 등이 담긴 성적표를 각 학교를 통해 공개한 뒤, 학원과 일부 언론 등은 일제히 ‘줄 세우기’에 나섰다. 특히 서울의 경우, 11개 ‘학군’ 사이의 평균점수 차이가 부각됐다.
박범이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점수만으로 사회적 낙인을 찍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 구로구 ㄱ중에 다니는 딸을 둔 장아무개(42)씨는 “아이 성적이 학교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강남의 영어 평균이 96점이란 얘기를 듣고 솔직히 기가 죽었다”며 “학교를 바꿀 수는 없으니 영어학원을 또 하나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했다.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반복될 경우 학교 교육이 획일적인 문제풀이 교육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6개 시·도교육청은 올 10월(중3), 12월(중1·2) 전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연합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겠다고 한 바 있다. 서울 ㅅ중 ㅊ교사는 “점수로 경쟁이 붙으면, 누가 얼마나 기출문제를 많이 풀었느냐가 성적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며 “0교시 부활은 물론 정규 수업 시간에도 문제풀이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학교 서열이 매겨지는 순간 학교장은 그것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해, 학교가 시험 대비를 위한 기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실력을 진단하려면 일제고사가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서울시교육청 한 간부는 “성적표에 학교·지역 평균을 넣은 것은 학생의 위치를 알아야 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며 “이를 이용해 학교·지역 비교를 한 것은 우리 탓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대표는 “아이의 학업 부진에는 부모의 경제력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다”며 “일제고사 같은 획일화한 시험과 점수 공개로 아이를 진단할 것이 아니라, 잠재력과 개성 등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도구로 교사가 중심이 돼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정민영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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