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900명에 공문…졸업생대상 1구좌 100만원
일부 “교수가 앵벌이냐” 학교 “강제사항 아니다”
일부 “교수가 앵벌이냐” 학교 “강제사항 아니다”
“교수님의 아호나 존함을 따 기금 이름을 결정하고 스승과 제자가 힘을 합쳐 모금하는 기금이 되겠습니다.”
지난 3월18일 중앙대 교수 900여명의 집으로 학교 공문 한 통이 배달됐다. 이 대학 대외협력본부에서 보낸 공문은 ‘1교수 1장학·연구기금’ 에 참여하라는 내용이었다. 교수가 졸업생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아오면 자신의 호 등을 따 기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기부금 모금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중앙대의 모금 방식이 학내 반발을 사고 있다. 중앙대의 ‘1교수 1장학·연구기금’ 사업은 개교 100주년인 2018년까지 1천억원의 기부금을 만들겠다는 운동의 일환으로 이번 학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범성 박범훈 기금(총장), 송정 홍원표 기금(대외협력본부장) 등 8개의 기금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1구좌에 100만원씩 기부할 수 있는데, 50만원씩 2차례, 10만원씩 10차례 내는 등 ‘할부’도 가능하다. 이 대학의 한 보직교수는 졸업생 400여명으로부터 8억원 가까운 돈을 모으기도 했다. 대외협력본부 관계자는 “이제 처음 시작하는 거라 참여하는 교수가 많진 않지만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선웅 교수협의회 회장이 전체 교수들에게 ‘교수들을 앵벌이로 모냐, 호를 붙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메일을 보내면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황 교수는 “기부금은 자발적으로 내야하는데, 교수와 제자라는 권력관계가 작용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부금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이건 방법이 매우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광영 교수(사회학)는 “제자들이 압력을 느끼는 상황에서 모은 돈에 교수 이름을 붙이는 건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진성규 교수(역사학)는 “교수들 상대로 하는 사업인데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공문만 전달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홍원표 대외협력본부장은 “호를 붙이는 것은 그 기금의 특색을 나타내기 위해서고, 기금을 낸 사람들도 그 취지에 찬성해서 하는 것”이라며 “애초 부담을 가질 제자말고 호응해 줄 제자들에게 얘기를 꺼내고 있고 또 강제사항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동문 신경섭(49)씨는 “교수들의 좋은 뜻을 개인 명예를 위한 거라고 폄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동문들은 홈페이지에 ‘교수협의회장 물러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들 의견도 분분하다. 이경용(28·경영학부)씨는 “어차피 좋은 곳에 쓰일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교수님 호를 붙여 모금하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면서 “기업이 낸 기부금들도 회장의 호를 달지 않냐”고 말했다. 반면 오승원(22·경영학부)씨는 “교수가 ‘기부금 내라’고 얘기하면 부담돼도 거절할 제자가 몇이나 있겠냐”면서 “그렇게 모은 돈에 교수 개인 이름을 붙이는 건 생색내기 아니냐”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