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가 전주시 효자동에서 운영하는 국제영재아카데미의 누리집 소개 화면. 이 학교는 스스로 “미국 선진 교육시스템을 바탕으로 미국의 정규 고교과정을 영어로 수업하는 글로벌 아카데미”라고 소개하고 있다.
전주대 ‘아카데미’ 차려 3년째 학생 모아
학비 1500만원…교과부, 알고도 팔짱만
학비 1500만원…교과부, 알고도 팔짱만
전주의 한 대학이 운영하는 미인가 학교가 ‘미국 고교 졸업장’을 준다는 허위 선전으로 학생들을 끌어모아 물의를 빚고 있다. 현행 법에는 경제자유구역 이외의 지역에 외국 학교나 분교를 세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외국 학교의 졸업장도 줄 수 없게 돼 있다.
전주대(총장 이남식)는 2006년 국제교육교류원 산하에 ‘국제영재아카데미’라는 중·고교 과정의 미인가 학교를 대학 캠퍼스 안에 세웠다. 현재 중3부터 고1까지 한국 학생 50여명이 재학 중이다. 학비는 1년에 등록금 1200만원, 기숙사비 300여만원 등 1500만원 정도다. 학교 쪽은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나셀 국제학교’와 연계돼 있어 교육과정을 마치면 미국 고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학생·학부모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학교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아직 졸업생이 나오진 않았지만,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이런 식으로 외국 학교의 졸업장을 줄 수 없게 돼 있다. 심지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도 초·중등 교육분야는 개방 대상이 아니다. 대학이 나서서 명백한 불법 영업을 하는 셈이다.
더욱이 이 학교의 외국인 교사 가운데는 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있다. 이 학교의 한 직원은 “초기엔 미국과 연계해 자격증 있는 사람들이 왔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다”며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몇몇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우리 학교는 총장님이 강력하게 추진해서 생겼고, 지금도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3년 동안 불법으로 운영돼 온 데는 교육 당국의 방조가 한몫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이 학교의 허위 광고 사실을 알고 단순히 주의를 주는 수준에서 그쳤다. 그 뒤 학교는 언론 광고 등에만 ‘미국 졸업장 수여’ 사실을 감췄을 뿐, 개인 상담 때는 여전히 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일부 언론에는 “(전주 국제영재 아카데미는) 미국 고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 특색”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초·중등교육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규정상 외국 고교 졸업장을 국내 학교에서 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학교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관할청인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조사한 뒤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성 전주 국제영재아카데미 원장은 불법 사실을 묻는 질문에 “학교에 대한 루머가 많아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또다른 직원은 “현재는 외국 졸업장을 준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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