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인권을 강조하는 법 조항의 신설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려면 교육 주체들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사진은 체벌 금지를 촉구하는 교육단체 회원들의 시위 장면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신체자유 억압’ 별 문제의식 없어
인권위 ‘15가지 가이드’ 권고키로
인권위 ‘15가지 가이드’ 권고키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납치·성범죄에 이어 최근 대구에서 초등학교 내 대규모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서 학교 현장에서 인권 교육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구 초등학교의 성폭력 사건은 고학년 학생과 저학년 학생 사이에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알게 된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들이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으려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인권 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학생 인권’의 차원에서 인식해야 할 교육 주체들의 인권 의식이 희박한 점에 있다.
학생 인권의 측면에서 보면 대구 초등학교 건은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다. 교육 현장에서 보장되어야 할 신체의 자유에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체벌이나 강제 이발, 신체에 대한 과도한 제한 등 모욕적인 처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또 성폭력이나 (강제적인) 신체 접촉, 강제 검진이나 의료행위 등은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이다. 별 문제의식 없이 이뤄지는 사적인 심부름이나 행사에 학생을 동원하는 일 역시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인권적 행위들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지난 4월30일 연 ‘학생 인권 내용과 증진 방안 모색 토론회’는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규정인 초중등교육법 제18조 4항(학생의 인권 보장 조항으로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이 만들어진 것을 널리 알리고 구체적인 교육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토론회에서 안경환 위원장은 “각종 국제인권규약도 세계인권선언에서 시작했다”며 “학생 인권 보장 조항도 선언적 조항일지라도 학교 현장에서 실효성을 지니도록 이해당사자와 관심이 있는 단체·개인들이 합의를 통해 사회협약을 맺고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항은 2006년 3월 당시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 10명이 법 개정안을 낸 뒤 논의가 진행돼 오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서 가결돼 12월14일 공포됐다.
인권위는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이 보장한 권리들을 학교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15가지 인권가이드’로 만들어 학교 현장에 권고할 계획이다.(표 참조)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학생인권보장 15가지 인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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