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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교생들 ‘컨닝이 죈가요’

등록 2008-05-16 20:05수정 2008-05-22 03:08

시험 때 어떤 부정행위 많이 했나
시험 때 어떤 부정행위 많이 했나
예상답 써놓기 등 성행
“성적 좋으면 되지” 71%
부정행위 죄책감 적어

서울 ㄱ고등학교 2학년 박아무개군은 얼마 전 학교 중간고사 때 부정행위를 했다. 걸릴까봐 가슴이 떨렸지만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헷갈리는 것만 조금 보는 것이어서 큰 죄책감은 없었다고 했다. 박군은 주로 필통의 옆면이나 뒷면에 적는 방법을 택한다. 그는 “‘컨닝’은 순간이고, 성적표는 영원하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부정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난 2004년 휴대전화를 이용한 대학 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로 374명의 학생들이 입건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성적과 경쟁이 강조되는 분위기 탓에 컨닝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학생들의 컨닝에 대한 ‘도덕 불감증’도 위험 수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덕성여대 오영희 교수(심리학)가 서울 3개 고교 1·2학년 남·여 학생 463명을 조사해 최근 발표한 논문 ‘학업부정행위에 대한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인식 조사’를 보면, 책상과 벽 등에 예상답안을 써 놓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43.7%나 됐다. 다른 학생에게 답 물어보기(33.8%), 암호 이용해 답 주고받기(14.6%), 답안지 교환(8.5%), 휴대전화로 답 교환(5%), 답안지 대신 써주기(2.6%), 대리시험(1.6%) 등 수위가 높은 부정행위를 경험한 학생도 적지 않았다. 특히 79.3%가 “부정행위가 발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답했으며, “누가 뭐래도 성적만 잘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71%나 됐다.

실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검색만 하면 다양한 컨닝 수법을 손쉽게 알 수 있다. 교실에서 자신이 앉는 자리 위치까지 감안한 맞춤식 컨닝 방법부터 안정성 100%를 보장한다는, 경험이 축적된 비법까지 자세히 공개돼 있다.

10여년 동안 학업 부정행위를 연구한 오 교수는 “일종의 표절인 ‘과제물 베끼기’ 같은 경우는 절반 이상이 하고 있으면서도 부정행위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등 학생들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며 “학업부정행위는 다른 도덕적 사고나 행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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