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논술 / 50. 사랑과 결혼, 그리고 가족의 의미
관련 논제 해결하기 [난이도 = 고2~고3]
<논제> 제시문 (가)~(마)를 참고해 새로운 가족 형태인 ‘사이버팸’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사회 변화와 관련지어 설명하고, 이런 가족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논술하시오. (1000±100자)
(가) 인터넷상에서 타인을 만나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어 보편화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개인적·사회적 활동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일상화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우리들의 인간관계 또한 기존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로 대표되는 이동전화가 가세하여 우리의 일상생활 유형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이동전화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동전화 역시 사회적인 교제 및 소통의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사회적 관계가 한층 더 연결이 강화되고 있는 듯하다. 더구나 이동전화의 확산으로 촉진된 모바일은 유비쿼터스 환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아날로그식 관계에서 디지털 관계로 전환된 인간관계가, 모바일의 확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원하는 이동성이 강조되는 관계로 다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73%인 3300만 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국내 이동전화 보급률은 75%에 달한다. 이는 과거 면대면(面對面)이란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졌던 사람들 간의 접촉 및 소통이 점차 이메일과 이동전화라는 기기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메일과 이동전화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비대면성·비동시성·익명성·이동성이라는 새로운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관계 또한 이런 속성을 띠는 관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좁게는 개인적 관계에서, 넓게는 사회적 관계에까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뉴미디어 도입 초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통신 기술의 발달이 개인의 의사소통 체계와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주장은 인간관계를 매개할 수 있는 기기의 다양화, 기능화라는 기술적 발전이 인간관계를 삭막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존 나이스비트(J. Naisbitt)가 주창한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고도의 기술로 인한 연결의 강화를 의미함)”처럼,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통신 기술의 발전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전체적인 증가와 발전을 가져와 더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유정,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 5~6쪽
(나) 정보사회에서는 전자공간을 매개로 한 인간관계가 확대될 것이므로 전자공간에서 맺어진 인간관계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공간에서는 인간의 만남이 손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번 맺은 인간관계는 또 다른 인간관계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다. 따라서 만남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의무보다는 만남의 효용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조동기(1996)는 전자공간에서는 친족, 사회적 의무 또는 전통적 의무와 같은 외재적 기준에 기반을 두지 않는 순수관계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근무(1996)도 컴퓨터 네트워크로 조성된 집단은 3차집단이라고 명명하면서, 이것은 스위치를 켜고 끄는 데 따라 생성·소멸하는 단명의 일시적 공동체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관계로 자리잡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즉 가깝기는 해도 영속성이 없고, 깊이 사귀지만 언약이나 충성의 맹세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원초적 관계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전자공간에서의 사회관계가 등장하더라도 일상의 인간관계는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전자 의사소통의 상업성, 편리성, 유행성 때문에 현대사회는 이것의 보급이 더욱 확산될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과거에 대면적 의사소통을 기초로 했던 학교, 직장, 가족 등도 점차 전자 의사소통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전자 의사소통과 전자관계망에서 형성된 삶의 방식이 기존의 사회관계로 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전자공동체에서 등장한 순수관계, 즉 가깝기는 해도 영속성이 없고 깊이 사귀지만 언약이나 충성의 맹세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원초적 관계가 직장, 가족, 학교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끈적끈적하고 몰입적이며 지속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자유롭고 가벼우면서 단기적인 인간관계가 지배할 것이고, 그 결과 정보사회에서의 사회관계는 산업사회에서의 그것과는 아주 다른 느슨하면서도 자율적인 것이 될 것이다. -조정문·장상희, <가족사회학>, 93~94쪽
(다) 인터넷, 즉 사이버공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인간관계를 제시해주고 있다. 인터넷은 발생에서부터 태생적으로 현실 공간, 즉 기존의 물리적 관계들이 해체되는 공간이다. 오프라인에서 의미를 갖던 시공간적 경계는 물론이요, 가족·성·연령·학벌 등과 같은 일명 우리가 육체로부터 경계지었던 기호들은 인터넷에서는 더 이상 의미성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오프라인, 현실공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관계들이 새롭게 생성될 수 있다. 이미 앤서니 기든스도 말했듯이, 사회는 혈연에 의해 의무처럼 부과되던 친족관계는 엷어지고, 오히려 친밀성과 애정에 기초한 관계가 점차 중요시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 바로 사이버공간인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패밀리는 바로 인간의 새로운 관계의 변동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화상채팅 사이트에는 얼마 전부터 ‘팸’이라는 독특한 커뮤니티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오마이러브에는 1만개 정도의 팸이 형성됐다. 이들은 버젓이 나이차와 성별에 따라 복잡한 촌수관계를 정리해 족보도 만들고 사이버 가족끼리는 대화명에 같은 성(姓)을 쓰고 채팅할 때에도 엄마·아빠·형 등의 호칭으로 부른다. 최근에는 가상 결혼 사이트도 등장해, 현재 수백쌍이 사이버 부부로 등록돼 있으며, 사이버 결혼식에서부터 주택 마련까지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리니지’에는 4000여 쌍의 커플이,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에는 20만 쌍의 가상부부가 존재한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실제와 똑같은 부부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한 인간관계들이 실제로 현실공간으로 옮겨오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사이버공간에서 구성된 사이버팸이, 단지 사이버공간에서의 만남으로 끝났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야기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문제는 오프라인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회학자들이 이미 지적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의 즉시적·찰나적 만남이 곧 오프라인 관계에서도 이어지고, 혈연이나 가족제도로부터 이어진 영속적인 결합은 사라진다. 그리고 오히려 애정과 친밀성이라는 구조가 등장된다. 그래서 현실공간에서의 이혼율이 높아만 가는 것일까? 어쩌면 이건 비약적인 논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이버동거, 결혼에 몰두한 한 40대 가장이 부인에게 이혼소송을 당했고, 법원에서도 이를 합당한 사유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이버공간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사이버팸이 문제라고들 하지만 오히려 가족이 없는 이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준 사례들도 많다. 미국의 경우에도, 오히려 사이버공간에서 만난 이웃들이 한 가장의 사망소식에 따스함을 보였던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며, 또한 우리의 사이버공간에도 이런 사례들은 있다. -김양은, SK 사보 2002년 6월호 ‘사이버팸의 등장과 향후 변화 추이’에서 발췌
(라)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이버팸’은 인터넷을 뜻하는 ‘사이버’와 가족을 의미하는 ‘패밀리’를 합친 신조어다. ‘사이버팸’은 비슷한 또래의 네티즌들이 마치 소꿉장난하듯 아빠·엄마·삼촌 등의 역할을 맡아 가족을 꾸린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엄마’, ‘아빠’로 부르며 가족처럼 얘기하는 것은 물론 일부는 오프라인에서 모여 같이 지내기도 한다. 포털사이트 프리챌의 커뮤니티 담당 서영신(30)씨는 “지난해말부터 팸 커뮤니티가 갑자기 늘어나 프리첼에만 2천여 개가 활동중”이라고 말했다. ‘사이버팸’에 속해있다는 최아무개(16·중3)양은 “현실의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사이버팸’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다”며 “또 진짜 가족처럼 서로 아끼고 위해준다”고 말했다. ‘사이버팸’은 이처럼 청소년들끼리 현실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최근에는 가출 등 일탈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3월 고등학교를 자퇴한 박아무개(17)양은 인터넷에서 만난 다른 자퇴생들과 채팅을 통해 ‘사이버팸’을 만들었다. 이들은 함께 가출한 뒤, 여관에서 생활하면서 엄마 노릇을 했던 홍아무개(19)양이 성매매로 돈을 벌어 생활비로 써 오다, 결국 ‘사이버팸’ 회원 모두가 성매매를 하게 됐다. 호연심리상담센터 이형초(35) 박사는 “현실세계에서 재미있는 일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사이버 세상에 깊게 빠지게 되고, 또래들끼리 함께 있으면 도덕적 울타리를 쳐 혼자서는 못할 일도 감행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정에서 학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청소년들의 관심사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 기자, <한겨레> 2002년 4월 22일치 기사
(마) 고현중 학생들이 지난달 31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지난 4월부터 노인생활과학연구소의 노인들과 사이버가족을 맺고 인터넷을 통해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오다 지난달 31일 노인들의 깜짝 방문이 있었다. 이들은 웰에이지닷컴(www.wellageing.com)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과 대화를 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학생들은 부모와 선생님, 친구들한테 하지 못했던 고민과 상담을 인터넷상을 통해 사이버가족을 맺은 노인들에게 해왔고 노인들은 인생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노인생활연구소 유성희 담당은 “웰에이지닷컴을 통해 현재 국내 7개 학교의 학생들과 사이버가족을 맺고 있다”며 “상담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의 학생들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캠프를 통해 이미 만남을 갖기도 해 이날 만남에서 얼굴을 알아보고 반가워하기도 했으며 그동안 인터넷상으로만 대화를 하다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학생들과 노인들은 설레어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김규열(68) 씨는 “이성 관계 등 부모한테 말 못하는 것을 상담하면서 학생들 간의 세대격차도 좁혀졌다”며 “사이버가족을 통해 노인들은 큰 활력소를 얻었으며 남은여생을 좋은 일에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희진(16) 학생 또한 “인터넷으로만 대화하다 직접 어른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며 “처음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인터넷을 한다는 게 신기했는데 지금은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고 말했다. -한회연 기자, <남해타임즈> 2006년 12월 7일치 기사
최근 발표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73%인 3300만 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국내 이동전화 보급률은 75%에 달한다. 이는 과거 면대면(面對面)이란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졌던 사람들 간의 접촉 및 소통이 점차 이메일과 이동전화라는 기기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메일과 이동전화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비대면성·비동시성·익명성·이동성이라는 새로운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관계 또한 이런 속성을 띠는 관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좁게는 개인적 관계에서, 넓게는 사회적 관계에까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뉴미디어 도입 초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통신 기술의 발달이 개인의 의사소통 체계와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주장은 인간관계를 매개할 수 있는 기기의 다양화, 기능화라는 기술적 발전이 인간관계를 삭막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존 나이스비트(J. Naisbitt)가 주창한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고도의 기술로 인한 연결의 강화를 의미함)”처럼,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통신 기술의 발전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전체적인 증가와 발전을 가져와 더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유정,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 5~6쪽
(나) 정보사회에서는 전자공간을 매개로 한 인간관계가 확대될 것이므로 전자공간에서 맺어진 인간관계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공간에서는 인간의 만남이 손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번 맺은 인간관계는 또 다른 인간관계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다. 따라서 만남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의무보다는 만남의 효용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조동기(1996)는 전자공간에서는 친족, 사회적 의무 또는 전통적 의무와 같은 외재적 기준에 기반을 두지 않는 순수관계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근무(1996)도 컴퓨터 네트워크로 조성된 집단은 3차집단이라고 명명하면서, 이것은 스위치를 켜고 끄는 데 따라 생성·소멸하는 단명의 일시적 공동체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관계로 자리잡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즉 가깝기는 해도 영속성이 없고, 깊이 사귀지만 언약이나 충성의 맹세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원초적 관계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전자공간에서의 사회관계가 등장하더라도 일상의 인간관계는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전자 의사소통의 상업성, 편리성, 유행성 때문에 현대사회는 이것의 보급이 더욱 확산될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과거에 대면적 의사소통을 기초로 했던 학교, 직장, 가족 등도 점차 전자 의사소통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전자 의사소통과 전자관계망에서 형성된 삶의 방식이 기존의 사회관계로 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전자공동체에서 등장한 순수관계, 즉 가깝기는 해도 영속성이 없고 깊이 사귀지만 언약이나 충성의 맹세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원초적 관계가 직장, 가족, 학교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끈적끈적하고 몰입적이며 지속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자유롭고 가벼우면서 단기적인 인간관계가 지배할 것이고, 그 결과 정보사회에서의 사회관계는 산업사회에서의 그것과는 아주 다른 느슨하면서도 자율적인 것이 될 것이다. -조정문·장상희, <가족사회학>, 93~94쪽
(다) 인터넷, 즉 사이버공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인간관계를 제시해주고 있다. 인터넷은 발생에서부터 태생적으로 현실 공간, 즉 기존의 물리적 관계들이 해체되는 공간이다. 오프라인에서 의미를 갖던 시공간적 경계는 물론이요, 가족·성·연령·학벌 등과 같은 일명 우리가 육체로부터 경계지었던 기호들은 인터넷에서는 더 이상 의미성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오프라인, 현실공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관계들이 새롭게 생성될 수 있다. 이미 앤서니 기든스도 말했듯이, 사회는 혈연에 의해 의무처럼 부과되던 친족관계는 엷어지고, 오히려 친밀성과 애정에 기초한 관계가 점차 중요시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 바로 사이버공간인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패밀리는 바로 인간의 새로운 관계의 변동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화상채팅 사이트에는 얼마 전부터 ‘팸’이라는 독특한 커뮤니티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오마이러브에는 1만개 정도의 팸이 형성됐다. 이들은 버젓이 나이차와 성별에 따라 복잡한 촌수관계를 정리해 족보도 만들고 사이버 가족끼리는 대화명에 같은 성(姓)을 쓰고 채팅할 때에도 엄마·아빠·형 등의 호칭으로 부른다. 최근에는 가상 결혼 사이트도 등장해, 현재 수백쌍이 사이버 부부로 등록돼 있으며, 사이버 결혼식에서부터 주택 마련까지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리니지’에는 4000여 쌍의 커플이,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에는 20만 쌍의 가상부부가 존재한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실제와 똑같은 부부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한 인간관계들이 실제로 현실공간으로 옮겨오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사이버공간에서 구성된 사이버팸이, 단지 사이버공간에서의 만남으로 끝났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야기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문제는 오프라인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회학자들이 이미 지적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의 즉시적·찰나적 만남이 곧 오프라인 관계에서도 이어지고, 혈연이나 가족제도로부터 이어진 영속적인 결합은 사라진다. 그리고 오히려 애정과 친밀성이라는 구조가 등장된다. 그래서 현실공간에서의 이혼율이 높아만 가는 것일까? 어쩌면 이건 비약적인 논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이버동거, 결혼에 몰두한 한 40대 가장이 부인에게 이혼소송을 당했고, 법원에서도 이를 합당한 사유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이버공간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사이버팸이 문제라고들 하지만 오히려 가족이 없는 이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준 사례들도 많다. 미국의 경우에도, 오히려 사이버공간에서 만난 이웃들이 한 가장의 사망소식에 따스함을 보였던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며, 또한 우리의 사이버공간에도 이런 사례들은 있다. -김양은, SK 사보 2002년 6월호 ‘사이버팸의 등장과 향후 변화 추이’에서 발췌
(라)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이버팸’은 인터넷을 뜻하는 ‘사이버’와 가족을 의미하는 ‘패밀리’를 합친 신조어다. ‘사이버팸’은 비슷한 또래의 네티즌들이 마치 소꿉장난하듯 아빠·엄마·삼촌 등의 역할을 맡아 가족을 꾸린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엄마’, ‘아빠’로 부르며 가족처럼 얘기하는 것은 물론 일부는 오프라인에서 모여 같이 지내기도 한다. 포털사이트 프리챌의 커뮤니티 담당 서영신(30)씨는 “지난해말부터 팸 커뮤니티가 갑자기 늘어나 프리첼에만 2천여 개가 활동중”이라고 말했다. ‘사이버팸’에 속해있다는 최아무개(16·중3)양은 “현실의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사이버팸’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다”며 “또 진짜 가족처럼 서로 아끼고 위해준다”고 말했다. ‘사이버팸’은 이처럼 청소년들끼리 현실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최근에는 가출 등 일탈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3월 고등학교를 자퇴한 박아무개(17)양은 인터넷에서 만난 다른 자퇴생들과 채팅을 통해 ‘사이버팸’을 만들었다. 이들은 함께 가출한 뒤, 여관에서 생활하면서 엄마 노릇을 했던 홍아무개(19)양이 성매매로 돈을 벌어 생활비로 써 오다, 결국 ‘사이버팸’ 회원 모두가 성매매를 하게 됐다. 호연심리상담센터 이형초(35) 박사는 “현실세계에서 재미있는 일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사이버 세상에 깊게 빠지게 되고, 또래들끼리 함께 있으면 도덕적 울타리를 쳐 혼자서는 못할 일도 감행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정에서 학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청소년들의 관심사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 기자, <한겨레> 2002년 4월 22일치 기사
(마) 고현중 학생들이 지난달 31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지난 4월부터 노인생활과학연구소의 노인들과 사이버가족을 맺고 인터넷을 통해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오다 지난달 31일 노인들의 깜짝 방문이 있었다. 이들은 웰에이지닷컴(www.wellageing.com)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과 대화를 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학생들은 부모와 선생님, 친구들한테 하지 못했던 고민과 상담을 인터넷상을 통해 사이버가족을 맺은 노인들에게 해왔고 노인들은 인생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노인생활연구소 유성희 담당은 “웰에이지닷컴을 통해 현재 국내 7개 학교의 학생들과 사이버가족을 맺고 있다”며 “상담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의 학생들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캠프를 통해 이미 만남을 갖기도 해 이날 만남에서 얼굴을 알아보고 반가워하기도 했으며 그동안 인터넷상으로만 대화를 하다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학생들과 노인들은 설레어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김규열(68) 씨는 “이성 관계 등 부모한테 말 못하는 것을 상담하면서 학생들 간의 세대격차도 좁혀졌다”며 “사이버가족을 통해 노인들은 큰 활력소를 얻었으며 남은여생을 좋은 일에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희진(16) 학생 또한 “인터넷으로만 대화하다 직접 어른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며 “처음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인터넷을 한다는 게 신기했는데 지금은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고 말했다. -한회연 기자, <남해타임즈> 2006년 12월 7일치 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