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에 깔려 숨진 미선·효순양의 6주기였던 지난 13일 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국화꽃을 주변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1%를 위한 정책 대전환 필요하다
‘쇠고기’로 시작한 촛불…‘교육’ ‘언론자유’ 등으로 확대
“아침밥도 못먹고 보충·야자까지…무엇을 더 바라나요”
‘쇠고기’로 시작한 촛불…‘교육’ ‘언론자유’ 등으로 확대
“아침밥도 못먹고 보충·야자까지…무엇을 더 바라나요”
1%를 위한 정책 대전환 필요하다
“도대체 1년에 시험을 몇 번이나 치러야 충분한 걸까요? 얼마나 더 오래 비좁은 학교 의자에 앉아 있으면 만족할 건가요? 새벽에 일어나 아침 밥도 못 먹고, 밤 11시까지 강제보충·야간자율학습까지 하는데, 우리에게 무엇을 더 바라나요? 정부에 묻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37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3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서울 ㅅ고 오아무개(18)양은 “우리가 촛불을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학생들에게 강요되는 비정상적인 교육정책을 더이상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수십만의 촛불들이 반대하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2일 시작돼 한 달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4·15 학교 자율화 조처’를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시민들은 촛불 집회 초기부터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미친교육’이라고 규정하고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교복을 입고 집회 현장을 찾은 학생들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학생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집회에 참석해 온 경기 ㅇ고 유아무개(16)양은 “쇠고기도 쇠고기지만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교육정책이 큰 문제란 생각이 들어 촛불집회에 나오게 됐다”며 “아침 7시30분까지 등교해서 매일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서울 ㄷ중 박아무개(13)군은 “갓 입학해 진단평가를 보고 나서 선생님이 ‘강남 학교와 점수 차가 많이 나니까 너희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앞으로 6년 동안 공부 때문에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들은 갈수록 커지는 사교육비 부담과 함께 아이들이 점점 비교육적인 환경에 내몰릴 것을 우려했다. 유치원생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 김미향(37)씨는 “아이가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주변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시키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며 “앞으로 들어갈 사교육비 생각하면 얼른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과 시청광장을 찾은 박경진(44)씨는 “돈도 돈이지만 이런 교육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아이에게 좋은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부모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 “경쟁 점점 심해지고”
학부모 “사교육비 늘텐데”
학생 “무엇을 더 바라나요” 교사들은 점점 경쟁적으로 변해 가는 학교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 주엽고 양운신 교사는 “학교별 성적 공개 얘기가 나오면서 학교 간 성적 경쟁도 심해지고 같은 학교 담임교사들끼리도 서로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교사들이 교육하는 방식이나 학교 문제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대방초 오정희 교사는 “정부 교육정책이 경쟁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보니 교사들이 문제제기를 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며 “수준별 이동학습을 하는 초등학교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자괴감까지 든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오후 9시 시청광장에서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와 문화연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6개 단체가 주최한 ‘광장수다회-2MB 미친교육을 끝장낼 우리의 대안’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 나온 박준양(19·연세대1)씨는 “우열반을 운영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문제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대학에 와서 보니 얼마나 반교육적인 환경에서 지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며 “사실상 우열반 편성의 길이 열린 지금 상황이 학생들에게 성적을 기준으로 낙인을 찍어 배우려는 의지마저 꺾게 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학교자율화 조처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보호장치들을 걷어내려 한다는 점에서 방향이 완전히 잘못 맞춰져 있다”며 “찻길에서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없애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나영 문화연대 활동가는 “학교 자율화는 사실상 학교 운영자에게 전권을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앞으로 학부모·교사와 시민들이 잘못된 정부정책에 더욱 적극적으로 제동을 거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 시험공화국·24시 학원화 ‘추락하는 학교’
▶ 사교육비 폭증…엄마들 ‘아이들 크는 게 무서워’
▶ 못참겠다 ‘미친교육’…시위대 70% 중·고생
▶ ‘10대연합’ 신정아양 “교육정책, 최소한의 규제도 없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