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에 따른 초등 6학년 영어점수
교사·전문가, 교과부 ‘주당 3시간’ 방안 우려
“영어 향상 실효성에 의문…교육과정도 왜곡”
“영어 향상 실효성에 의문…교육과정도 왜곡”
교육과학기술부가 초등학교 3∼6학년 영어 수업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수업시간 확대가 영어 실력 향상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학습 노동과 사교육비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영어교육강화추진팀은 25일 “사교육 등의 영향으로 도시와 농촌의 초등학생 영어교육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어, 공교육 영어 수업시간을 늘려 격차를 좁히고 사교육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에 최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영어수업 확대는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검토했던 내용으로, 2010년에 초등 3∼4학년은 현행 1시간에서 3시간으로, 5∼6학년은 현행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수업시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영어교육 전문가들과 교사들은 초등학교 영어수업 확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영어교육과)는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초등영어 수업시수 확대 문제와 영어 격차 해소 방안’이라는 토론회에서 “영어교육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영어를 교실이나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외국어로 배우는 경우 조기교육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교사, 학생 수 등 영어 환경의 변화 없이 주당 1∼2시간 수업을 늘린다고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업시간 확대로 영어가 더욱 중요해지니 상당수 학생들은 다시 영어학원으로 몰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진희 서울 영일초등학교 교사는 “영어 몰입교육 사례에서 보듯 정부가 ‘영어’라는 말만 꺼내도 광풍처럼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사교육에 따른 영어 격차가 구조화돼 있는) 우리 교육 시스템에 대한 통찰 없이 영어 수업시간을 더 늘려서 사교육을 잡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발상은 너무나 단선적”이라고 지적했다.
영어 편중으로 초등 교육과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은희 충북 청원 비봉초 교사(교과부 초등교육과정 심의위원)는 “가뜩이나 학교 안팎에서 영어에 집중하고 있는데 수업시간까지 늘리면 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초등 교육과정이 이렇게 영어와 ‘나머지’로 분류돼 버리는 순간, 발달단계마다 필요한 내용을 배워야 하는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영어교육정책 전반을 다시 검토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동현 서울 개웅중 교사(영어)는 “사교육에 따른 영어교육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초등 5·6학년 때 영어를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등, 초등 영어교육 11년은 실패했다”며 “영어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사회·경제·정치·교육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사도 “더 늦기 전에 ‘영어교육 점검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교육의 목표, 적절한 교육 시기,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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