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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김도연 장관 사실 모른채 ‘역사교육 망언’

등록 2008-07-01 21:47수정 2008-07-02 15:10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편향된 역사교육 탓 청소년들 반미성향” 망언
예로 든 ‘새마을운동 축소’부분은 사실과 달라
사학자 “비상식적 억측…뉴라이트 주장 되풀이”
지난 5월 ‘역사 교과서 좌편향’ 발언으로 역사·교육단체들의 반발을 샀던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또다시 “편향된 역사교육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반미·반시장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금성출판사의 <고교 한국근현대사>를 놓고 “새마을운동과 북한의 천리마운동을 같이 기술하면서 천리마운동을 더욱 상세히 잘 보이게 기술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 장관은 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역사를 만들었지만 청소년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편향된 역사교육에 따라 청소년들이 반미·반시장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장관은 이어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예로 들어 “새마을운동과 북한의 천리마운동을 같이 기술하면서 천리마운동을 더욱 상세히 잘 보이게 기술했고, 새마을운동에 대해선 유신독재 정권의 도구로 묘사했다”며 “심히 우려할 만한 사항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부처별로 살펴보면 현행 교과서 중 시대가 바뀌어 고쳐야 할 부분이 꽤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게 아니라 각 부처가 잘못된 부분을 취합해 교과부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김 장관이 ‘편향’의 예로 든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실린 내용은 장관의 말과 사실이 달랐다. 천리마운동은 301쪽 하단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란 제목의 보충자료로 10줄만 할애한 반면, 새마을운동 부분은 332쪽 전체 페이지에 걸쳐 서술돼 있다. “새마을운동이 유신독재 정권의 도구로 묘사됐다”는 부분도 논란이다. 교과서에서는 ‘농촌 생활환경 개선’, ‘소득향상’, ‘의식 개혁’ 등 성과를 위주로 서술하다, 맨 마지막 문장에 짤막하게 ‘유신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됐다’고 언급됐을 뿐이다. 현인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김 장관은 자신의 관점에만 맞는 부분을 전부로 보는 등 아전인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왜곡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반미·반시장적 성향을 보인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최근 촛불시위에 학생들이 많이 참여한 것을 두고 정부가 ‘반미’로 몰아가려는 것 같다”며 “지금 시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역사교과서를 들먹이는 것은 ‘보혁’ 갈등을 부추겨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뉴라이트 쪽의 해묵은 주장을 문제의식 없이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학)는 “교육계 수장이 역사 전문가들도 아닌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니 한심하다”며 “장관부터 편향적인 태도를 버리고, 역사에 대해 언급하려면 먼저 역사학자나 역사교사들과 토론부터 하라”고 말했다.

김소연 최익림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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