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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특목고 증설’ 찬반 팽팽…‘입시변질’ 부작용은 공감

등록 2008-07-24 13:49수정 2008-07-24 15:32

2009년 외고 입시를 앞두고 한 특목고 입시전문 학원이 입시설명회를 연 지난 6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수험생 학부모 1천여명이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2009년 외고 입시를 앞두고 한 특목고 입시전문 학원이 입시설명회를 연 지난 6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수험생 학부모 1천여명이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기로에 선 교육정책 - ④고교평준화의 앞날
특목고는 교육계의 해묵은 논란거리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 신설과 맞물려, 특목고 정책은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이에 <한겨레>는 23일 각 후보의 정책 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정책 좌담회를 열었다. 공정택 후보 쪽에서는 이규석 공동선대본부장이, 이인규 후보 쪽에서는 이종태 정책위원장이, 이영만 후보 쪽에서는 김동선 사무처장이, 주경복 후보 쪽에서는 안승문 정책본부장이 참석했다. 박장옥·김성동 후보 쪽은 유세 일정 등을 이유로 좌담에 응하지 않았다. 죄담회는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맨 왼쪽부터 공정택 후보 쪽의 이규석 공동선대본부장, 이영만 후보 쪽의 김동선 사무처장, 이인규 후보 쪽의 이종태 정책위원장, 주경복 후보 쪽의 안승문 정책본부장. 사진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맨 왼쪽부터 공정택 후보 쪽의 이규석 공동선대본부장, 이영만 후보 쪽의 김동선 사무처장, 이인규 후보 쪽의 이종태 정책위원장, 주경복 후보 쪽의 안승문 정책본부장.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공정택 “특목고 지정 확대…조기유학 막는다”
이영만 “특목고 정상화 행정지도…증설반대”
이인규 “추첨으로 뽑는 창의형자율고가 대안”
주경복 “자율형사립고는 또하나의 귀족학교”

정책책임자에게 들어보니

■ 특목고에 대한 입장은

안승문(주경복 후보 쪽·이하 안)
우리는 특목고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입시명문고로 전락한 학교를 정상화하도록 적극 시정을 요구하고, 만일 고쳐지지 않으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이종태(이인규 후보 쪽·이하 태) 특목고의 기능 정상화가 필요하다. 외고가 영어 위주가 아니라 중국어·일본어 등을 포함한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이 돼야 한다. 영어만 강조돼 왔기 때문에 입시위주 교육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

이규석(공정택 후보 쪽·이하 이) 특목고는 해외로 조기유학을 가는 수많은 학생들을 붙잡을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 물론 입시기관으로 변질된 부분은 바로잡아야겠지만, 우리는 수요조사 등 신중한 의견수렴을 거쳐 특목고 지정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선(이영만 후보 쪽·이하 김 입시위주 교육정책 아래에서는 아무리 많은 특목고를 만들어도 결국 파행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기존 특목고는 기능 정상화를 위해 행정지도를 강화하되 증설에는 반대한다.

■ 특목고 입시 개선 방안

과학고는 과학 영재성이 있는 학생을 뽑는 등 특수목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적절한 방법은 더 고민이 필요하지만 내신성적이 좋거나 선행학습이 많이 돼 있는 학생을 뽑는 현재의 방식은 안 된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가진 학생을 뽑으려 하지 말고, 외고를 나와서 뭘 하겠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한 학생을 뽑아야 한다. 담임교사가 학생의 소양을 총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신을 많이 반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본고사 방식은 배제돼야 한다. 내신을 많이 반영하는 방식, 학교장이 재능있는 학생들을 추천하는 방식, 과학자들이 합숙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 등 선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내신이든 합숙이든 결국 시험위주로 흐를 수밖에 없다. 1년 내내 특수목적에 맞는 학생들을 발굴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입학사정관제도가 필요하다.

후보별 고교 정책
후보별 고교 정책
■ 자율형 사립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자사고 증설에 반대한다. 자사고는 사학들이 입시명문고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자율성을 준다는 측면은 바람직하지만 자사고 형태는 안 된다.

기존 자립형 사립고는 학비가 비싸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런 문제는 장학제도 등 예산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자사고 증설에 찬성한다.

자율형 사립고는 말만 바꿨지 기존 자사고의 확대판이다. 추첨제로 뽑는다면 모를까, 국가 예산을 들여 성적 순대로 줄을 세우고 공부 잘하는 학생만 뽑아 지원하는 방식은 어떤 학교든 찬성할 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학벌주의가 강한 나라에서 자사고는 또 하나의 귀족학교가 될 뿐이다. 학교를 서열화 해 나머지 학교들을 2류·3류 학교로 전락시킬 것이다. 또 자사고가 사교육비를 폭등시킨다는 것도 이미 입증됐다.

■ 자사고의 대안은 뭔가

‘창의형 자율학교’가 대안이다. 교육과정 등에 대폭적인 자율성을 주되, 성적순이 아닌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하자. 물론 국가가 예산도 지원한다.

‘대안형 공립학교’를 세우겠다. 현재의 대안학교처럼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만들어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다. 우선 몇 학교에서 시범운영한 뒤 점차 모든 학교를 대안형 공립학교로 전환해 가면 된다.

기존 학교와 다른 유형의 학교를 또 만들면 결국 자사고·특목고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보다는 기존 학교에서 학점제를 도입해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평준화를 유지하되 보완하기를 원한다. 평준화를 깨자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특목고를 통해 학교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 고교 선택제에 대한 생각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학교가 존재하지 않는데 선택권을 준다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기만이다. 특히 지자체 예산 지원 등 교육여건에 있어서 강남과 강북지역 학교의 격차가 이미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고교 선택제에 찬성한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학교 교육이 다양해진다. 단, 학교가 성적순으로 학생을 가려 뽑아서는 안 된다.

예체능 중심 학교, 선진형 공업학교 등 학교를 다양화하면 학생·학부모도 만족하고 균형발전도 가능하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예산 지원을 하면 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동 학군제’를 넓힐 필요성이 있다. 기독교·불교 등 종교색이 있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고교 선택제에 찬성한다.

■ 국제중 신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절대 반대다. 우수한 학생 한 명 뽑겠다고 만 명을 희생하는 꼴이다. 국제중이 생기면 오히려 조기유학이 늘어 기러기 아빠가 더 생길 것이다.

경기지역에 있는 청심국제중에서 서울의 우수한 학생을 다 뽑아간다. 인재유출을 막고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려면 국제중이 필요하다.

국제중은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개념이다. 의무교육 단계에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한다? 이 나라가 대한민국 맞나? 영어몰입교육을 포함해 이런 시도는 헌법소원감이다.

국제중 신설은 공정택 교육감 그를 보좌했던 사람들의 교육철학 부재를 드러내 준다. 의무교육단계에서 소수에게만 특별교육을 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외고·과학고 등 ‘특별한 학교’ 전체의 20% 될 판

특목·자사·기숙형공립고 등 300곳…평준화 사실상 해체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입시 명문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은 공공재’라는 명분 아래 그동안 위태롭게 이어져 온 고교 평준화 체제가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에 100곳 세워질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 지원을 적게 받는 대신 학생 납입금을 일반 고교의 2~3배 정도 올려받을 수 있다. 그 대가로 학교는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얻게 된다. 분기당 100만원 가까운 납입금을 내게 될 학부모·학생들, 그리고 학사 운영에 자율을 얻은 학교는 최대한 입시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농산어촌, 중소도시 위주로 150곳 등장할 기숙형 공립고는 국가 예산으로 기숙사 비용을 대,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의 기숙사가 제공된다. 때문에 해당 도시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학생들까지 끌어모아 이른바 지역 명문고로 떠오를 확률이 크다. 농촌 등 교육 낙후 지역을 살린다는 정부 계획과 달리 최근에 서울 등 일부 대도시도 기숙형 공립고 설립에 나서고 있어 지역간 교육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도입 취지도 퇴색될 위기에 놓여 있다.

기존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50여곳과 자립형 사립고 6곳, 고교 단계인 과학영재학교를 합치면 일반고와는 다른 특별한 고교가 300곳이 넘게 된다. 이는 전체 일반고 1450여곳의 20%가 넘는 수치여서, 현실화되면 고교 평준화 체제는 사실상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 다양화 반대론자들은 “학교 다양화가 대입 자율화와 맞물려 결국 입시 명문고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특수 목적을 위해 세워진 외국어고의 입시 명문고화가 그 증거”라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학교를 다양화해 제각각인 학생·학부모의 욕구를 채워줘야 조기 유학, 사교육 열풍 등을 잠재울 수 있다”며 “더욱 더 다양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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