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적 공개 5가지 방안
교과부, 다음주 결정…초중고 서열화 불보듯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10월 초6·중3·고1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일제고사 형태로 치르는 학업성취도 시험 성적을 학교별로 공개할 것으로 보여, 학교 서열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5월 제정된 ‘교육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령을 만들기 위해 올 5월부터 실시한 정보공시 정책연구(책임자 연세대 강상진 교수)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성적 공개와 관련해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 다섯 가지는 학교별로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등 5개 과목의 △평균 점수나 △4개 등급(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이나 3개 등급(보통이상, 기초, 기초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 또는 △기초학력 도달 학생 비율을 공개하는 방식과, 서열화를 우려해 단위학교가 아닌 지역(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성적을 공개하는 방안이다. 연구진은 “학교별로 3개 등급이나(3안), 기초학력 도달 비율(4안)을 공개하는 것이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안”이라고 밝혀, 사실상 ‘학교별 성적 공개’로 가닥을 잡았다. 교과부는 1일 오후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 가운데 한가지 방안을 결정, 내주 중 시행령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별로 성적이 공개될 경우, 지역·학군·학교별로 줄 세우기가 가능해져 점수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 3월 전국에서 치러진 중1 진단평가 성적표가 학생들에게 배포되자, 사교육업체와 일부 언론이 앞 다투어 지역·학군별 점수를 매겨 줄 세우기를 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전국단위 일제고사가 부활한데다 학교별로 성적이 공개되면 전국의 학교가 서열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날 자료를 내 “미국의 경우도 성적 공개로 교육과정이 획일화 되고 교육격차는 더욱 심해졌으며 사교육 시장이 생겨나는 등 부작용이 컸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 지난 5월 초중등 교원 10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학교 성적 공개를 찬성하는 비율은 17.8%인데 견줘 지역교육청 수준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1.5%, 아예 성적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사람도 30.6%나 됐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참여정부 때인 지난해 11월 전문가 등 각계 의견을 들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범위를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 고등학교는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에서 성적공개 범위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시 시행령 제정에 나섰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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