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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물의 다양한 상징성 파악하라

등록 2008-08-10 15:12수정 2008-08-10 15:26

‘젊은이 성찬제’ 세례식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표주박에 성수를 담아 한 신자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젊은이 성찬제’ 세례식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표주박에 성수를 담아 한 신자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교과서 / 8. 의미 설명

■ 기출문제 유형 2 - 이화여대 2008학년도 수시 2 [난이도 수준-중2~고1]

(가), (나), (다)에 담긴 ‘물’의 의미를 비교·대조하여 설명하시오.

(가) 우리 조상들은 물을 어떻게 또 어떤 모습으로 지니고 있는 것일까? 새벽이 열리는 시각에서부터 우리는 그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즉, 미명(未明)이라 불리는 그 시각에 우리네 조상들은, 그 한 어머님들은, 우물에서 물을 길었다. 그 시각을 우리는 존재가 비롯하는 때라고 불러도 좋다. 새벽은 그러한 때이다. 그 물은 그렇게 새벽을, ‘처음’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처음은 맑음 그대로의 ‘순수’이다. 새벽 샘물은 그 순수를 담고 있었다. 바위틈에서, 혹은 땅의 깊은 바닥에서, 휘저은 탁함이 아직 거기에는 없는 그 시각에 물은 그렇게 솟아 그렇게 맑다. 존재하는 처음 모습이 그럴 것임에 틀림없다. 온갖 것의 처음은 바로 그랬으리라. 새벽 샘물에 담긴 가장 맑음의 순수, 그것은 그대로 존재의 모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물은 ‘있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정갈한 그릇에 떠 담아 삶이 번거롭지 않은 아득한 뒤뜰, 장독대 위에나 나무 아래 있는 낮은 바위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렇게 물을 떠 모시는 것으로도 삶의 온갖 일그러진 물음들을 고이 풀어 다듬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새벽이 오면 우리네 어머니는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하면서 삶을 곱게 다듬어 갔다. 물은 그렇게 있었다. 삶이 구겨지고 사정이 급하고 초조하면 거기에서 온갖 사연을 아뢰는 비손을 하기도 했다. 악귀를 물리쳐 달라고 애원을 하기도 했고, 병든 자식을 위한 치병의 기원도 그렇게 맑은 처음의 물 앞에서 했다. 태초의 맑음 속에 담긴 신과의 교류가 거기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옳을는지 모른다. 천지신명이 거기 그 물에 모두 고여 있어 비손하는 간절함이 가서 닿지 못할 힘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사실 묘사일는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까닭으로 결손이라 여겨지는 일그러진 삶을 되살려지이다 하는 기원이 거기 있었고, 예측할 수 없는 귀한 혈육의 장래가 풍요롭기를 비는 기대가 또한 거기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틀림없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이 또한 거기 있었다.

(나)


수도꼭지 끝의 내 목마름은
나뭇잎 끝의 멍한 물방울에 닿아 있다

水草(수초)들 털에 걸린 양떼구름을
집단으로 습격하는 물고기떼

살아 있는 것들의 더러움을
자기 몸으로 걸르고 걸러

내 목마름을 통과하는 강은
쓰라린 遠距離(원거리)를 흘러간다

(다) 세례는 예수가 받았던 것처럼 요단강에 몸을 담그는 방식이 가장 좋은 것으로 믿어졌다. 초창기 세례는 옥외에서 행해졌다. 요단강까지 직접 가지 못할 경우에는 인근의 강, 호수, 바다 등에서 세례를 했다. 그러나 옥외에서 하는 세례는 불편했고 특히 기독교 박해기 때에는 안전에도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세례는 곧 실내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가정교회에서 했다. 당시 로마의 도무스에는 마당에 분수나 우물이 있었는데 이것이 요단강을 대신했다. 분수나 우물이 없을 경우에는 실내에 세례용 목욕탕을 별도로 만들었다. 세례를 통해 예수의 죽음을 공유한다는 상징성은 세례당의 기본성격을 무덤공간으로 정의하는 배경이 되었다. 세례당은 동시대 로마의 무덤 유형인 중앙집중형 구성을 갖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무덤 교회와 동일한 유형이 되었다. 또한 세례를 통해 예수의 부활을 공유한다는 상징성은 세례당에 팔각형이 특히 많이 쓰이는 배경이 되었다. 세례당은 팔각형 공간 윤곽 위에 돔으로 천장이 마감되는 구성을 표준형으로 가졌다. ‘8’이라는 숫자는 기독교에서 두 가지 상징성을 가진다. 하나는 천지창조가 끝나고 이 세상이 시작된 날이 여덟 번째 날이었다는 의미에서 재생을 상징한다. 다른 하나는 첫 번째 창조인 천지창조에 이은 두 번째의 새로운 창조의 의미로 부활을 상징한다.


■ 해결 전략

물은 창조의 근원, 탄생, 죽음, 재생과 부활, 정화, 구원, 성장 등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는 새벽 샘물을 떠올려 천지신명에 발원하는 의식을 설명한다. 여기서 ‘물’은 맑은 속성으로 부정을 물리치는 신성한 매개물이다.

(나)에서 ‘물’은 정화를 뜻한다. 전통적으로 집안이나 국가에 큰일을 치르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목욕 재계였다. 물에는 심신을 정화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화자 또한 강물이 자신을 관통해 더러움이 걸러진다고 표현함으로써 ‘정화’의 도구로서 물을 보여주고 있다.

(다)에는 세례에 쓰이는 물이 등장한다. 세례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간접 경험하는 과정이다. 인간은 태어나기 전 물 속에서 아홉 달을 살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온 후에는 공기를 호흡하며 살아야 한다. 다시 물로 돌아간 인간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침례에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음을 상징하는데, 이는 죄를 지은 과거의 자신을 스스로 멸하는 의식이다. 물밖으로 나오는 것은 죄를 씻어낸 새로운 존재로서 다시 태어남을 상징한다. 물을 통해 부활·재생하려면 필연적으로 물속으로 들어가는 행위, 즉 죽음을 경험해야 한다. 이로써 물은 죽음과 재생을 동시에 상징하게 되는 것이다.

논제에서는 제시문에 나타난 물의 의미를 비교·대조해 설명하라고 했으므로, 세 제시문에 나타난 물의 신성성, 정화, 죽음과 부활의 의미 등을 설명하되,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종합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 자료 검색

왜 평창 물값은 과천의 3배인가

현재 전기요금과 통신요금은 동일한 사용량에 대한 요금 편차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있지만 이같은 가정은 수도요금에서만은 현실이 된다. 똑같이 1t의 물을 쓰더라도 경기도 과천시 주민들은 345원만 내면 되지만, 강원도 평창군 주민들은 1071원을 내야 한다. 무려 3배 이상의 가격 차이다. 왜 그럴까?

전기와 통신은 전국 규모로 통합돼 운영되지만, 수도 사업은 전국 164개 지자체별로 잘게 쪼개져 운영된다. 각 지자체가 별도로 수도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지자체의 크기, 물 사정, 재정 여건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수돗물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수도 시설에 들어간 투자비와 그에 대한 이자, 감가상각비, 유지관리비, 시설을 운용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인건비 등을 합쳐 산정된다. 그렇게 따졌을 때 강원도 평창군의 수돗물 생산원가는 t당 2624원이나 된다. 가장 비싼 영월(2894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왜 평창 사람들은 서울이나 과천 사람보다 비싼 돈을 내고 물을 마실까. 여러 이유들이 겹친다. 평창의 인구 밀도는 1㎢당 31명으로 매우 낮다. 가수 조용필의 연말 공연 입장객 수와 비슷한 4만4천여 명이 강원도 총면적의 8.6%에 해당하는 지역에 퍼져 산다. 마을은 골짜기마다 뿔뿔이 흩어져 있다. 아파트에서는 짧은 수도관으로 많은 집에 물을 공급할 수 있지만 평창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마을마다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수도관은 산 넘어 물 건너 흩어진 마을들을 하나로 이어야 한다.

정수장 역시 여러 개가 필요하다. 평창군에는 평창·미탄·대화·봉평·진부·월정·대관령 정수장 등 총 6개의 정수장이 있다. 서울·부산과 같은 6개고, 대구·광주보다 1개가 더 많다. 이는 고스란히 생산원가에 포함된다.

평창의 상수도 보급률은 67.7%다. 평창 군민의 27%는 마을 상수도와 소규모 급수 시설을 이용한다. 5%는 수도관이 닿지 않아 여전히 지하수와 우물 등을 사용한다. 평창군 상하수도사업소는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지역에 소규모 정수장과 소독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관리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한다. 수도사업소는 3개월에 한 번씩 수질 검사, 하자 보수 등을 맡는다. 주민들에게 따로 수도요금을 받지 않는다. 시설운영비는 주민들이 자치조직을 만들어 갹출해 충당한다. 이운배 평창군 상하수도사업소 소장은 “마을 상수도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평창은 산간지대다.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수돗물을 보내려면 별도의 가압시설이 필요하다. (중략)이런 부가시설의 설치·유지비가 추가되면서 생산원가는 폭등한다.

그런데도 평창군은 주민들에게 t당 생산원가를 다 받지 못한다. t당 2624원을 들여 물을 만든 뒤 40% 수준인 1071원에 판다. 지자체의 상수도 사업은 일반회계에서 독립된 특별회계로 운영된다. 군은 1t을 팔 때마다 1500원씩 적자를 보고, 그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일반회계에 손을 댄다. 최영훈 평창군 상하수도사업소 계장은 “원가대로 받으면 주민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수도요금이 높기로 소문난 강원도 정선·영월·인제·홍천·태백이 모두 같은 상황이다.

이해하기 힘든 것은 중앙정부의 태도다. 중앙정부는 이 지자체들을 향해 지방교부세를 무기로 수도요금 현실화를 압박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수도요금을 생산원가만큼 올리지 않은 평창군에 1억5천만원의 지방교부세를 삭감했다. 주민 진옥자(45)씨는 “도시에 살지 않는 것이 죄냐”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수돗물이 가장 싼 과천시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물을 사 주민들에게 공급한다. 과천시는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팔당댐에서 원수 1t을 213원을 주고 사들인다. 그렇게 사들인 원수를 자체 정수시설을 통해 수돗물로 만들어 내보낸다. 6만9천여 명이 살고 있는 과천시의 상수도 보급률은 98.2%다.

그러나 과천시의 수돗물 생산원가가 그렇게 싼 것은 아니다. 서울의 경우엔 한강에서 수돗물을 취수해 비용이 들지 않지만, 과천은 수자원공사에다 1t당 213원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지 관리비 등이 더해져 t당 생산원가는 1098원이다. 전국 평균가인 704원에 견주면 300원이나 비싸다. 그렇지만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가격은 t당 345.5원에 불과하다. 과천 경마장에서 거둬들이는 마권세로 높은 재정자립도를 유지하는 덕분이다. 노태수 과천 상수도사업소 상수행정팀장은 “과천은 유동인구가 많아 물값이 비싸지면 식당과 음식점이 타격을 받는다”며 “주민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칭 ‘물산업육성법’을 만들어 수돗물에 경쟁 원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능력이 없는 지방의 중소 규모 수도사업소들은 통폐합되고, 그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공기업, 민간자본, 외국자본들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물산업의 구조개편이 끝난 뒤 평창 사람들과 과천 사람들은 t당 얼마의 물을 마시게 될까? t당 1500원씩 손해를 봐가며 산과 골짝 너머로 수돗물을 공급하던 평창군의 고집을 꺾어 한국 사회가 이루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김경욱 기자, <한겨레21> 2008년2월21일 제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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