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출판사 ‘한국 근현대사’ 문제 삼아
역사학계 “입맛맞는 강요” 비난
역사학계 “입맛맞는 강요” 비난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다른 교과서가 선정될 수 있도록 나서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역사교육 전문가들은 교육감들이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 과정에 개입해, 사실상 교육감들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를 강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지난 4일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고등학교 2~3학년이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 문제를 논의한 결과 교육감들이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내용이 균형 있게 반영된 교과서가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각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 연수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기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 정책과장은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분단의 책임을 미국 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돌리는 등 이념적 편향성이 강한 교과서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이 있어, 교육감들이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교장들에게 공문을 돌려 연수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 교과서(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가 가진 특징이나 특정 관점, 서술방식 등을 다른 교과서와 비교해 정리한 연수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도교육감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는 2004년 국정감사에서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2005년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이 친북·좌파적 내용이라고 지적하는 등 보수단체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 교과서는 2004년 한국사연구회와 한국역사연구회, 역사교육연구회 등 역사학 관련 학회들이 심포지엄을 열어 “교육부의 7차 교육과정에 제시된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 원칙에 충실했다”고 공개 검증까지 마친 상태다.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교육청이 나서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교장 연수까지 실시해 가며 ‘균형 잡힌 교과서 선정’을 돕겠다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생각과 맞지 않는 교과서를 걸러내겠다는 초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역사학)는 “지금도 교과서를 선정할 때 교사들이 추천해 학운위가 결정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는데 교육청이 직접 교장 연수를 하겠다는 것은 교과서 선정에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교육 자율성을 훼손하는 비민주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학)도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과서 포럼’ 등 뉴라이트 진영의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 논리를 역사학계의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교육 현장에 일방적으로 주입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소연 정민영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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