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50등가지 특별면학실…국외 어학연수
교사들에게는 대학진학률 따라 인센티브
교사들에게는 대학진학률 따라 인센티브
고교 선택제 시행을 1년 앞둔 서울지역 고교들은 저마다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강남에 견줘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불리한 강북지역은 사립 학교들을 중심으로 입시 실적을 높이기 위해 우수반을 꾸리는 등 비교육적인 처사도 서슴지 않고 있다.
강북에 있는 ㄱ고교는 이달 들어 두 차례 ‘고교 선택제 대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사회의를 열었다. 교장이 모든 교사에게 아이디어를 내도록 지시하고 실천 방안까지 고민해 오도록 했다. 회의에 참여한 이아무개 교사는 “논의된 내용은 다른 학교에서 시행 중인 우열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등 성적을 올리는 방법이 대부분이었다”며 “학원 강사들을 불러 정기적으로 입시설명회를 열고, 명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법은 이미 확정됐다”고 전했다.
올해 초부터 이미 전교 50등 안에 드는 학생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 면학실’을 운영하고 있는 ㅇ고는 이 교실에 추가로 시설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멀티미디어 강의실과 피트니스 시설을 만들고 기숙사도 지을 예정이다. 특별 면학실에는 이미 냉·난방 시설과 공기청정기, 칸막이 책상 등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고, 학생들은 과목별로 교사들의 특별지도까지 받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명문대 진학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에게만 지원을 몰아주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ㅇ고교의 한 교사는 “얼마 전 교장 선생님이 교사 경쟁력을 언급하며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내면 그만큼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진학률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ㅎ고는 성적 우수자에게 방학 중 해외 어학연수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ㅇ고는 ‘영어로 하는 영어·수학·과학 수업’을 우수 학생 유인책으로 내걸었다.
사립 학교들이 앞다퉈 ‘입시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공립 학교들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공립인 ㅎ고교 진학담당 최아무개 교사는 “명문대 진학률로 학교의 등급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인성·예절교육 강화를 내세우는 우리 학교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라며 “공립 학교들도 성적 우수반을 꾸리고 사설학원 강사를 데려다 쓰는 등 비교육적인 방법까지 동원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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