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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조합원 수와 성적 비교 등 통계 악용 가능성

등록 2008-09-15 20:59

교원단체별 조합원 현황 (2008년 3월)
교원단체별 조합원 현황 (2008년 3월)
교원노조 가입자 수, 학생·학부모 학교선택에 영향
법적 강제 사례 없어…논란 빚은 결정 20일 만에
교원노조 현황공개 파장

학교별로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 현황을 공개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시행령(안)은 사실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일부 학부모와 뉴라이트 계열의 시민단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교조 가입교사 수뿐만 아니라 명단까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이번 안은 이를 상당히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 알 권리냐? 전교조 죽이기냐?

이번 안을 결정한 배경과 관련해 교과부는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수 성향 단체들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가 교원들의 교원단체 가입 현황을 정보공개 하라고 요구했는데, 시행령 안에서 왜 빠졌는지 설명하라”며 “반드시 집어넣어라”고 교과부에 요구했다. 뉴라이트 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최근 이런 요구의 강도를 높였다.

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 “학부모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며, 김형진 자유교원조합 위원장도 “교원들의 소속이 드러나면 교원단체들의 책임성이 높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병구 전교조 대변인 직무대행은 “알 권리와 노조 가입 교사 수를 공개하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전교조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 어느 노조도 누리집에 상시적으로 노조 조합원 현황을 공개할 것을 법령으로 강제한 경우는 없다. 따라서 전교조는 무엇보다 이번 조처는 ‘반전교조’ 공세의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달 중순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 “전교조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일련의 ‘전교조 죽이기’에서 나온 것이란 해석이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뉴라이트 단체와 한나라당에서 시작된 ‘전교조 탄압’에 정부가 노골적으로 뛰어든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를 길들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 여론 수렴 없이 단 20일 만에 결정

충분한 검토도 없이 결정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교원단체와 교원노조 가입 현황 공개는 느닷없이 결정됐다. 교과부 관계자도 “입법예고 기간 중에 의견이 들어와 결정한 것”이라며 “외국 사례 등을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많은 사안을 입법예고 기간인 단 20일 만에 전격 결정한 셈이다.

교원노조 현황 공개는 학교에 불필요한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고교생들의 배후세력으로 전교조를 지목했던 것처럼 학부모들의 불안을 부추겨 전교조 조합원 수가 많은 학교에 압박을 행사하는 식으로 정치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서울지역의 경우에는 2010년 시행되는 고교선택제와 이번 안이 맞물려 전교조 가입 교사 비율이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다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 조합원 수가 적은 학교의 경우 사실상 개인정보가 유출돼 교사들이 노조 가입을 꺼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갑배 변호사는 “교원단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학교별 가입자 수를 일률적으로 밝히는 일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노동3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정민영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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