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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부 “정권 바뀌었다” 학교별 점수 공개불가 ‘철회’

등록 2008-09-17 23:05수정 2008-09-18 00:15

“수능점수 비공개” 상고까지 해놓고 입장 바꿔
교육단체 “교육문제 뇌관 터뜨리는 일” 반발
전국 고교별 수능성적과 초·중·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공개될 경우, 전국 학교들에 대한 점수로 줄 세우기가 가능해져 점수 경쟁이 격화되고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 학교에 대한 ‘낙인 효과’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능점수 공개가 가져올 파장은 누구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잘 알고 있다. 교과부는 조전혁 의원이 인천대 교수로서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상임대표를 맡고 있던 2005년 5월 교과부를 상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고 서울행정법원·서울고법에서도 패소했지만 교과부는 끝내 점수 공개를 거부하고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교과부는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수능 원점수 데이터만큼은 서열화 등 공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능성적이 학교별, 시·도교육청별로 공개되면 전국 학교의 서열화로 인한 과열경쟁, 교육과정 파행 운영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또 “수능시험은 대학 전형을 위한 것이지 학술 연구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더구나 현행 평준화 체제에서 고교 선배들의 성적이 후배들의 대학 입학 전형에 영향을 줄 소지가 있어 정보공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2심 재판부도 “수능점수를 공개하라”면서도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다만 원고들이 연구 등 공개 요구 목적과 달리 이를 언론 등에 공개하거나 외부에 유출될 경우 생길 수 있는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면, 원자료 전체의 복사는 못하게 하고 전산기기를 이용한 접근권만 주는 등의 방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안병만 장관이 17일 비록 “조 의원이 사회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 관계자는 “정권이 달라졌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 쪽은 “수능 원자료를 통해 학교별·지역별 성적을 정확히 분석해 성적이 떨어지는 지역과 학교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원자료 그대로 외부에 공개하는 일은 없겠지만 연구자들에게 제공해 연구를 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자료를 갖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수능성적 공개 가능성은 더욱 커 보인다.

교육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병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직무대행은 “지난 3월 중1 대상 전국 진단평가가 실시되고 개별 성적표만 전달됐는데도 언론 등을 통해 학군·지역별 성적이 공개되고 서열이 매겨졌다”며 “조전혁 의원실이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학교 서열을 근거로 대학이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학교별 수능성적 공개는 교육문제의 뇌관을 터뜨리겠다는 것”이라며 “안 장관은 자료 공개 약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영 김소연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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