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포럼’ 이념적 편향 지적, 정부 전달할 것”
교과부 11월말 마무리…민주 “편가르기 중단해야”
교과부 11월말 마무리…민주 “편가르기 중단해야”
정부·여당이 특정 이념에 편향적인 방향으로 고교 교과서 개편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6정조위원장은 21일 “뉴라이트 운동단체인 ‘교과서포럼’과 18일 만나 간담회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교과서포럼 관계자들이 일부 교과서의 이념 편향을 지적했으며, 이런 뜻을 이번주 당정회의를 통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을 받고, 전두환 독재 등을 미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25개항의 개정 의견을 제출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통일부도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화해협력정책’으로 바꿔줄 것 등을 교과부에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교과서포럼 등도 최근 비슷한 이념적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서는 원로 인사를 중심으로 가칭 ‘교과위원회’를 구성해 교과서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일부 교과서 내용을 좌편향이라고 공격해 온 정부·여당이 본격적으로 입맛에 맞게 교과서를 뜯어고치겠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나경원 위원장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부분과 지나치게 경제성장 등이 폄훼된 것을 바로잡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교과서의 전면 개편 등을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각 부처가 스스로 수정할 대목이 있으면 연례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3월 교과부가 ‘수정 의견을 내달라’고 공문을 보내왔다”며 “과거 이런 공문이 교과부에서 온 적이 없어 공문을 특별한 요청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주도적으로 근·현대사와 관련한 수정 의견을 취합했다는 방증이다.
이와 함께 한승수 국무총리는 7월1일 국무회의에서 ‘특정 교과서의 내용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김도연 당시 교과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게 아니라 각 부처가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을 취합해 교과부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최근 정부·여당의 움직임이 이런 지시의 연장 성격일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교과부는 11월 말까지 교과서 수정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그러나 그 폭이나 내용이 예년의 일반적인 정정에 머물지, 대대적인 이념적 개편이 될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 사실관계에 대한 수정 요구였지만, 올해는 이념을 둘러싼 수정 요구가 많아 훨씬 복잡하다”며 “우선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수정 요구안을 검토한 뒤 이를 토대로 교과부의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친일본, 친재벌, 친독재권력이라는 무능하고 위험한 정권의 시각에 아이들을 가두려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여당에 의한 국민 편가르기가 될 무모하고 필요 없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병수 성연철 김소연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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