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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사편찬위 교과서 방향 ‘독재정권 정당화’

등록 2008-10-16 19:29수정 2008-10-17 02:19

“6·25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유보” 뉴라이트 단체 주장 그대로 담아
현행 교육과정과 충돌…‘교과서 심의협’과도 합의 안해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검토해 온 국사편찬위원회가 과거 독재정권의 정치 행태를 정당화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내, 교과서 수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교과부가 공개한 국사편찬위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검토 및 서술 방향 제언’이라는 보고서는 6종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개별 판단은 하지 않는 대신, 단원별로 ‘서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사회의 발전’ 단원의 서술 방향에는 “대한민국은 6·25 전쟁의 영향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부분적으로 유보함으로써 공산주의의 위협을 억제하고, 경제 건설에 국력을 집중하려는 정치운영이 나오게 됐다는 사실을 서술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서술한다” 등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학)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독재정치’가 한국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온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는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과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주장하던 내용으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런 서술 방향은 교과서 집필과 역사교육의 기본이 되는 현행 교육과정과 충돌한다. 교과부가 고시한 한국 근현대사 교육과정에는 ‘이승만 정부의 장기집권으로 독재와 부정·부패가 심화되고, 이에 따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 기반이 허물어져 갔음을 이해하고, 박정희 정부의 장기 집권에 따른 유신체제의 성립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큰 시련에 직면했고, 이런 민주헌정으로부터의 이탈 현상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뒤 민주헌정체제가 복귀될 때까지 지속되었음을 이해한다’고 적혀 있다.

또 국사편찬위가 제시한 서술 방향은 역사학자 8명으로 구성된 ‘한국사 교과서 심의협의회’가 합의한 내용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 심의위원은 “서술 방향은 역사학자들의 의견이 아니라 국사편찬위의 견해라고 보면 된다”며 “이미 교육과정 등이 있는데 권한도 없는 국사편찬위가 서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이 서술 방향을 토대로 교과서 수정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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