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 [난이도 수준-중2~고1]
37. 관형어
38. ‘쉼표’에 대하여
39. 말을 갖고 놀자 ① 지난 시간에, 수식언(꾸미는 말)과 피수식언(꾸밈을 받는 말) 사이가 떨어져 있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 물었었다. 그 답은 ‘수식언 뒤에 쉼표를 찍는다’이다. ‘어젯밤 골목길에서 마주친, 얼굴이 너부데데한 사내’ ‘친구들이 다 갖고 있는, 뒤꿈치에 바퀴가 달린 신발’ ‘샥티 거웨인이 들려주는, 직관에 따른 삶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런데 방금 내가 쓴 ‘쉼표’라는 낱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 <한글 맞춤법>의 ‘문장부호’ 편은 우리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문장부호들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의 차례를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용과 크게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 I. 마침표 1. 온점(.), 고리점(。) 2. 물음표(?) 3. 느낌표(!) II. 쉼표 1. 반점(,), 모점(、) 2. 가운뎃점(·) 3. 쌍점(:) 4. 빗금(/)
우리가 ‘마침표’로 알고 있는 “.” 는 ‘온점’이라 하여 물음표나 느낌표와 함께 마침표의 한 종류로 되어 있고, 흔히 ‘쉼표’라고 부르는 “,” 는 ‘반점’이라 하여 가운뎃점·쌍점 등과 함께 ‘쉼표’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두 가지 부호를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는 ‘마침표’ ‘쉼표’로 불러주는 것이 의사소통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확한 이름이 ‘온점’과 ‘반점’임을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그 쓰임새에 대한 이해다. <한글 맞춤법>은 반점(즉 ‘쉼표’)의 여러 쓰임새 가운데 하나로 ‘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를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예로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과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내었다’를 든다. 앞서 내가 보였던 세 가지 예문과 구조가 같은 것들이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 조금은 얄미운 친구’나 ‘언어는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르는,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이해 방법에 굴복하기 시작했다’ 같은 표현도 반점이 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경우다. 이렇게 반점은 직접 이어져야 할 두 어구가 서로 떨어져 있음을 표시하는 구실을 하는데, 이것은 서술어와 서술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표현들을 보자: ①할아버지의 체취가 몰려와, 나를 에워싼 공기를 은은하게 물들였다. ②그는 고개를 내밀어, 우르르 몰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①의 경우 반점이 없다면 ‘할아버지의 체취가 몰려와 나를 에워쌌다’는 식으로 읽힐 소지가 크고, ②의 경우에도 반점을 넣지 않으면 ‘그가 고개를 내밀어 우르르 몰려갔다’는 식으로 오독할 위험이 있다. 두 경우 모두 직접 이어져야 할 두 서술어 사이에 다른 서술어가 끼어든 예다. 반점은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부호다. 반점이 빛을 발하는 또다른 예는 다음 같은 경우다: ‘이것은 왁스를 바른 작은 판으로, 글을 쓰는 데 사용한다.’ 여기서 반점이 없다면 ‘작은 판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로 읽히기가 쉽다. 이때 ‘로’는 도구나 방법을 나타내는 조사이고, 위 예문에서 쓴 ‘로’는 자격을 나타내는 조사다. 이렇게 모습이 똑같은 조사가 전혀 다른 문맥에서 쓰이기 때문에, ‘로’가 자격을 나타낼 때에는 그렇지 않을 때와 구분하여 반점을 넣어주는 것이 의미전달에 유리하다. 이 밖에도 반점은 여러 경우에 요긴하게 쓰이는데,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숨이 잠시 끊어지는 경우에는 반점을 넣는다’고 기억하면 큰 실수가 없다.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38. ‘쉼표’에 대하여
39. 말을 갖고 놀자 ① 지난 시간에, 수식언(꾸미는 말)과 피수식언(꾸밈을 받는 말) 사이가 떨어져 있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 물었었다. 그 답은 ‘수식언 뒤에 쉼표를 찍는다’이다. ‘어젯밤 골목길에서 마주친, 얼굴이 너부데데한 사내’ ‘친구들이 다 갖고 있는, 뒤꿈치에 바퀴가 달린 신발’ ‘샥티 거웨인이 들려주는, 직관에 따른 삶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런데 방금 내가 쓴 ‘쉼표’라는 낱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 <한글 맞춤법>의 ‘문장부호’ 편은 우리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문장부호들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의 차례를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용과 크게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 I. 마침표 1. 온점(.), 고리점(。) 2. 물음표(?) 3. 느낌표(!) II. 쉼표 1. 반점(,), 모점(、) 2. 가운뎃점(·) 3. 쌍점(:) 4. 빗금(/)
우리가 ‘마침표’로 알고 있는 “.” 는 ‘온점’이라 하여 물음표나 느낌표와 함께 마침표의 한 종류로 되어 있고, 흔히 ‘쉼표’라고 부르는 “,” 는 ‘반점’이라 하여 가운뎃점·쌍점 등과 함께 ‘쉼표’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두 가지 부호를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는 ‘마침표’ ‘쉼표’로 불러주는 것이 의사소통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확한 이름이 ‘온점’과 ‘반점’임을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그 쓰임새에 대한 이해다. <한글 맞춤법>은 반점(즉 ‘쉼표’)의 여러 쓰임새 가운데 하나로 ‘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를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예로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과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내었다’를 든다. 앞서 내가 보였던 세 가지 예문과 구조가 같은 것들이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 조금은 얄미운 친구’나 ‘언어는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르는,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이해 방법에 굴복하기 시작했다’ 같은 표현도 반점이 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경우다. 이렇게 반점은 직접 이어져야 할 두 어구가 서로 떨어져 있음을 표시하는 구실을 하는데, 이것은 서술어와 서술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표현들을 보자: ①할아버지의 체취가 몰려와, 나를 에워싼 공기를 은은하게 물들였다. ②그는 고개를 내밀어, 우르르 몰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①의 경우 반점이 없다면 ‘할아버지의 체취가 몰려와 나를 에워쌌다’는 식으로 읽힐 소지가 크고, ②의 경우에도 반점을 넣지 않으면 ‘그가 고개를 내밀어 우르르 몰려갔다’는 식으로 오독할 위험이 있다. 두 경우 모두 직접 이어져야 할 두 서술어 사이에 다른 서술어가 끼어든 예다. 반점은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부호다. 반점이 빛을 발하는 또다른 예는 다음 같은 경우다: ‘이것은 왁스를 바른 작은 판으로, 글을 쓰는 데 사용한다.’ 여기서 반점이 없다면 ‘작은 판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로 읽히기가 쉽다. 이때 ‘로’는 도구나 방법을 나타내는 조사이고, 위 예문에서 쓴 ‘로’는 자격을 나타내는 조사다. 이렇게 모습이 똑같은 조사가 전혀 다른 문맥에서 쓰이기 때문에, ‘로’가 자격을 나타낼 때에는 그렇지 않을 때와 구분하여 반점을 넣어주는 것이 의미전달에 유리하다. 이 밖에도 반점은 여러 경우에 요긴하게 쓰이는데,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숨이 잠시 끊어지는 경우에는 반점을 넣는다’고 기억하면 큰 실수가 없다.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