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등급 자체산출 변수 ‘K값’ 숨기고
비교과 실질반영률 비공개 ‘10%+α’
수험생 항의에 “공정 선발”만 되풀이
비교과 실질반영률 비공개 ‘10%+α’
수험생 항의에 “공정 선발”만 되풀이
2008학년도 수시 2학기 1단계 전형에서 ‘고교 등급제’를 실시해 특수목적고를 우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대가 “전형요강대로 공정하게 학생들을 선발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수긍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다. 고려대는 항의 글이 쏟아지자 25일부터 대학 누리집(홈페이지)의 입학상담 게시판을 닫아 놓은 상태다.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발 기준을 공개하라’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청원운동을 시작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고교 등급제 의혹의 근거로, 학교생활기록부(내신) 등급이 낮은 외국어고 학생들은 합격한 반면 이들보다 훨씬 내신 등급이 높은 일반계고 학생들은 대거 탈락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고려대는 이번에 문제가 된 수시 2학기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교과영역 90%와 비교과영역 10%를 반영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경기 ㅇ외고는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경영학부 52명, 정경대 30명 등 모두 153명이 합격했다. 이 학교의 국내 대학 진학반 학생이 230여명인 점에 비춰 보면, 65%(학생부 5~6등급)가 합격한 셈이다. 서울의 한 외고는 230명이 지원해 210명이 합격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의 ㅇ여고는 학생부 성적이 평균 1.8~2.1등급인 90여명이 지원했지만 70여명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진학담당 ㅈ아무개 교사는 “최종 단계에서는 1~2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지만, 무려 15~17배수를 뽑는 1단계에서 무더기로 탈락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고려대는 예전부터 특목고 학생을 우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강북 ㅇ고 역시 1등급 후반~2등급대의 학생들이 대거 탈락했으며, 7명이 지원한 강북의 또다른 ㅇ고는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고려대의 내신등급 산출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교사들은 “고려대의 산출 방식이 표준편차를 고려해 등급을 일부 보정하기 위해 연세대 등 대다수 대학들이 사용하는 일명 ‘Z값 방식’이 아니며, 비공개 변수 때문에 고교에서는 내신 최종 점수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수학 교사인 ㅇ고 진학담당 ㄴ아무개 교사는 “3단계로 만들어진 고려대의 내신 산출 방식을 이용해 우리 학교 지원자들의 점수를 내보고자 했지만, 3단계 변수 K값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포기했다”며 “고려대가 특목고 등 특정 학생들에게 유리한 내신 산출 방식을 만들어 적용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수험생들은 또 고려대가 교과영역을 90% 반영한다고 해놓고는 교과영역 실질반영률을 크게 낮추고 수치화하기 힘든 비교과영역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편법을 썼다고 주장한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과를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내신 등급이 더 낮은 학생이 합격한 사례가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려대는 내신 실질반영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남 ㅁ고의 경우 내신 1.07~1.28 등급을 받은 최상위권 학생 3명은 탈락했으나 2등급대를 받은 학생은 합격했다. 이 학교 진학담당 ㅎ아무개 교사는 “2등급대 학생은 학생부에 거의 만점에 가까운 공인영어시험 점수가 기록돼 있다”며 “비교과영역에서도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외국어 점수 등을 우선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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