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외국인학교 규제 대폭 완화
영주권 불법매매 등
부작용 가능성 외면
“입학요건마저 낮춰 조기유학 더 늘수도” 교육과학기술부가 27일 입법예고한 ‘외국인학교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국내 사립학교 법인도 외국인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등 외국인학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번 조처로 우수한 외국인학교가 설립되면 어린 자녀가 있는 외국인도 안심하고 가족을 데리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며 “외국인 기업 유치와 투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외국인학교가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사실상 또다른 국제중·외국어고로 변질되고, 외국인학교 진학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지금도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해외에서 영주권을 사오는 등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ㅇ외국인학교는 외국 영주권자 49명 가운데 21명이 영주권 매입이 쉬운 에콰도르 영주권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지역 17개 외국인학교에서 한국 국적과 외국 영주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학생이 지난해 145명에서 올해 234명으로 61.4%나 급증해 ‘불법 영주권 매매’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지 않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고, 학비도 외국 유학 비용보다 적게 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21곳, 경기·인천 7곳 등 모두 46곳의 외국인학교가 설립돼 있으며, 이 가운데 영미권 학교가 20곳, 화교 학교가 18곳, 기타 8곳 등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그동안 외국인학교는 영주권 매매뿐만 아니라 기여입학, 1년에 2천만원을 훌쩍 넘는 고액 등록금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돼 왔다”며 “현재 운영되는 학교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고, 기본적인 수요 조사도 없이 무작정 규제를 풀겠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 외국인학교를 졸업해도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만큼, 외국인학교를 외국어고나 국내 명문대 입학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국제중과 외국어고, 명문대가 모두 특별전형 등을 통해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교과부는 외국인학교를 통해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한다고 하지만, 3년 이상 외국 거주로 입학 요건이 완화되면 외국인학교에 들어가려고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광풍에 가까운 한국의 교육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부작용이 불 보듯 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경제력이 있는 상위 1%를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부작용 가능성 외면
“입학요건마저 낮춰 조기유학 더 늘수도” 교육과학기술부가 27일 입법예고한 ‘외국인학교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국내 사립학교 법인도 외국인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등 외국인학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번 조처로 우수한 외국인학교가 설립되면 어린 자녀가 있는 외국인도 안심하고 가족을 데리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며 “외국인 기업 유치와 투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외국인학교가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사실상 또다른 국제중·외국어고로 변질되고, 외국인학교 진학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지금도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해외에서 영주권을 사오는 등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ㅇ외국인학교는 외국 영주권자 49명 가운데 21명이 영주권 매입이 쉬운 에콰도르 영주권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지역 17개 외국인학교에서 한국 국적과 외국 영주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학생이 지난해 145명에서 올해 234명으로 61.4%나 급증해 ‘불법 영주권 매매’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아이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지 않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고, 학비도 외국 유학 비용보다 적게 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21곳, 경기·인천 7곳 등 모두 46곳의 외국인학교가 설립돼 있으며, 이 가운데 영미권 학교가 20곳, 화교 학교가 18곳, 기타 8곳 등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그동안 외국인학교는 영주권 매매뿐만 아니라 기여입학, 1년에 2천만원을 훌쩍 넘는 고액 등록금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돼 왔다”며 “현재 운영되는 학교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고, 기본적인 수요 조사도 없이 무작정 규제를 풀겠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 외국인학교를 졸업해도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만큼, 외국인학교를 외국어고나 국내 명문대 입학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국제중과 외국어고, 명문대가 모두 특별전형 등을 통해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교과부는 외국인학교를 통해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한다고 하지만, 3년 이상 외국 거주로 입학 요건이 완화되면 외국인학교에 들어가려고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광풍에 가까운 한국의 교육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부작용이 불 보듯 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경제력이 있는 상위 1%를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