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방과후 수업에 학부모들 학생부 관여도
현장 고려 안한 입학 전형탓…영어마을 신청도 폭주
현장 고려 안한 입학 전형탓…영어마을 신청도 폭주
다음달 8일 시작되는 서울 국제중 두 곳의 원서 접수를 앞두고, 일선 초등학교에서 국제중 1단계 전형에 반영되는 영어 방과후 학교 수업을 몰아서 하거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는 등 학교 현장이 파행을 겪고 있다.
서울 ㄷ초등학교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영어 방과후 학교 수업을 하루 4시간씩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1단계 전형에서 영어 방과후 학교 수업을 60시간 이상 들어야 만점(10점)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방과후 학교 수업을 몰아서 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학교 한 교사는 “학부모들이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한다더라’고 전화를 하거나 학교까지 찾아오는 등 강하게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며 “심지어 토요일까지 나와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방과후 수업 대신 영어마을 체험도 인정해 준다는 발표에 영어마을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서울 영어마을 수유캠프 관계자는 “국제중 지원자 학부모들의 전화 문의가 폭주한다”며 “11월까지는 이미 마감됐다고 해도 막무가내”라고 밝혔다.
아이를 국제중에 보내려 한다는 김아무개(서울 노원구 공릉동)씨는 “방과후 수업이나 영어 체험마을 등은 아이 수준에 맞지 않아 그동안 염두도 안 뒀는데, 갑자기 반영한다고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전형안도 뒤늦게 발표해 놓고 11월20일까지 참여한 것만 반영한다고 하니 속이 탄다”고 말했다.
국제중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는 초등학교 6학년 담임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ㄱ초등학교 ㅇ아무개 교사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사설 경시대회와 공인 영어시험 성적 등을 써 달라는 학부모들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사설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은 반영이 안 된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학부모들이 ‘담임이 작성하는 종합의견란에 쓰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요구한다”며 “부모가 원하는데 거절하기가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서아무개(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종합의견란에 써 달라고 하면 된다’고 조언을 해 줬다”며 “국제중 입시설명회에서도 ‘(영어 성적 등을) 쓰는 건 안 말린다’고 해,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담임에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김정명신 공동대표는 “졸속으로 만든 국제중 입학전형안 때문에 학교 현장만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 등도 명확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사설학원에 의지하는 등 서울시교육청이 사교육 방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하나같이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유선희 정민영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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