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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껍데기만 남는 교장공모제

등록 2008-11-27 19:48

교과부 “내부형 없애고 초빙형만 검토”
“시범실시도 안끝났는데”
시민단체 일방추진 반발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들에게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줘, 기존 교장 승진제도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젊고 유능한 인물을 발굴하고자 도입했던 교장공모제가 유명무실해질 상황에 놓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7일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이나 기존 승진 대상자에 한해 교장공모제에 응모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교장 임용방식 다양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올 연말까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원도 교장에 지원할 수 있는 교장공모제 ‘내부형’을 놓고 ‘무자격 교장’ 논란이 크다”며 “내부형을 개선하는 대신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교장양성전문대학원을 만들어 교원이 교장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차례에 걸쳐 내부형, 개방형, 초빙형 등 세 가지 방식으로 교장공모제를 시범운영해 오고 있다. 개방형은 특성화학교 등에 한해 교원이 아닌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이며, 초빙형은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만 지원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교과부 방안은 세 가지 형태 가운데 내부형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초빙형은 그동안 기존 교장들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대해 교사·학부모단체는 “교장 승진제도를 다양화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며 “내부형이 없는 교장공모제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교장 자격증은 없지만 젊고 헌신적인 교원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교원들이 본연의 교육활동보다는 교장이 되기 위한 승진 경쟁에 매달리는 폐단을 막고자 공모제가 도입됐는데,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장공모제 시범운영 성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은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학부모들은 교장 자격증이 아니라 좀더 책임감을 갖고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자 하는 교장을 원한다”며 “내부형 폐지는 교장들의 기득권을 유지시켜 주는 대신 최근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재선정 및 현대사 특강 추진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청과 교과부가 승진을 미끼로 교장들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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