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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블로그] 전교조 파면·해임 교사들의 선택을 존중하라

등록 2008-12-12 13:38

일제고사의 부당성에 대한 소고
지난 10일 서울시교육청은 전교조 소속 교사 7명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다. 그들은 지난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 즈음에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그들이 가진 일제고사에 대한 소신을 전하고 학생들은 시험 대신에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일제고사, 다시 말해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시험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라는 것이다. 교육은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며 올바른 가치관, 사고력, 창의력 등 개인 능력을 향상시키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떳떳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과목단위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가 될 수 있는 소양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 현실을 보면 늘 정반대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대신에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는 교사가 과연 나쁜 교사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어린 학생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도 생각이 있는 인격체로서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상명하복의 교육 시스템에 의해 고압적으로 행해지는 교육 시스템을 어리다는 이유로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가? 이런 시스템 속에서 자라난 학생들은 노예근성 밖에는 갖지 못할 것이다. 사회적 제도가 시키는 대로만 하고 비록 자신이 억압받는 듯한 느낌을 받더라도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는 인간 밖에는 되지 못한다.

물론 사회적 제도에 순응하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노예근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억압적인 사회적 제도 속에서도 그 장벽을 뚫고 스스로 부를 획득하고 주체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사회적 제도의 장벽을 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넘은 자와 못 넘은 자의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정책과 경제 정책은 사실 장벽을 더 높게 쌓아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른바 성적으로 줄 세우는 서열화는 벽을 딛고 넘을 수 있는 발판을 헐겁게 만드는 것이다. 점수 위주의 교육은 돈을 많이 가진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학교는 학원화 되어 갈 수밖에 없다. 공교육이 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낮은 점수를 받고 사회에 나가면 좋은 직장은 꿈도 꿀 수 없는 사회적 구조, 즉 높은 장벽이 버티고 서있다. 비정규직, 위기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기다리고 있다.

교육은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런데 그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고 한다. 게다가 일자리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제고사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공교육을 붕괴시키고 전인교육의 풍토를 황폐화 시키는 것이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선생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행동하고 안 하고 혹은 교육 방식의 차이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중징계 사유로 ‘성실의 의무’와 ‘복종의 의무’ 불이행을 들었다. 관료적 공직사회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뜻이다. 이는 교사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해석이다. 어느 사회집단이든지 부당한 명령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는 인권침해다. 자신의 소신과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지킨 사람들에게 교사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해임 및 파면 결정은 지독한 패러독스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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