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참지 못한다. 심지어는 독서 역시 공부가 아니다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좋으리라 토요일은 어른들만 꼬박 챙겨 놀면서 8시간 노동은 어른들의 근로 기준일 뿐이어서 비정규직 아이들의 학습노동 시간은 교섭내용이 될 수 없다.
대 여섯 살 때 나는 소록도 앞 녹동의 남촌에서 살았는데
밤마다 북촌과 전쟁을 했었다
장대를 앞세운 형들이 돌격을 하면
우리 같은 조무라기들은 나무칼을 들고 열심히 그 뒤를 따라 달렸다
후퇴할 때 뒤쳐져 포로가 되면
새끼줄에 묶여 닭장에 갇히곤 했다
형들이 올 때까지 캄캄한 밤을 가슴 조이며 무서워 떨었지만
저녁밥 먹고 집합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집을 뛰어나가곤 했다 달밤의 골목길을 뛰어 다니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는가
산과 들을 말 달리던 화랑들의 호연지기는 아득히 멀다
학원수업 마치고 늦은 밤 귀가하여
손바닥만한 모니터에 지친 눈을 고정하고
벌레들을 모아 개미집을 부수다가
출몰하는 적들에 핏발 세우고 살의를 키우거나
현란한 상품들의 창고들을 번개같이 드나들다
어른들은 상상도 못하는 어른놀이를 하다 잠든다 어려운 수학 문제가 당락을 좌우하는 우물 안에서
개구리들은 도스토예프스키를 단 한 명도 모르므로
엄지에 굳은살이 박힐 때까지 문자질로 구원을 꿈꾸고
초등학교 때부터 일제고사로 채워지는 경쟁력이
대학입시 빼고 어느 세상에 통한다는 것인지
시험지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경시나 모의 문제의 다양한 깊이에 절망하여 머리 묻는 아이들이
매일 똑같이 반복하는 일상을 의욕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 없다
일제고사 안 보이고 체험학습 허가했다고 교사를 내쫒는 창의성의 나라에선
방학 없이 무제한 보충학습 권장하는 자율성의 나라에선
녹색으로 생태적으로 성장하느라
아이들이 질문하지 않는다
반응하지 않는다
놀지 않고
잔다 오늘도 기말고사 수학 시험시간에 한 아이가 자다가 심하게 이마를 책상에 박았는데 그 소리가 크고 높았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밤마다 북촌과 전쟁을 했었다
장대를 앞세운 형들이 돌격을 하면
우리 같은 조무라기들은 나무칼을 들고 열심히 그 뒤를 따라 달렸다
후퇴할 때 뒤쳐져 포로가 되면
새끼줄에 묶여 닭장에 갇히곤 했다
형들이 올 때까지 캄캄한 밤을 가슴 조이며 무서워 떨었지만
저녁밥 먹고 집합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집을 뛰어나가곤 했다 달밤의 골목길을 뛰어 다니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는가
산과 들을 말 달리던 화랑들의 호연지기는 아득히 멀다
학원수업 마치고 늦은 밤 귀가하여
손바닥만한 모니터에 지친 눈을 고정하고
벌레들을 모아 개미집을 부수다가
출몰하는 적들에 핏발 세우고 살의를 키우거나
현란한 상품들의 창고들을 번개같이 드나들다
어른들은 상상도 못하는 어른놀이를 하다 잠든다 어려운 수학 문제가 당락을 좌우하는 우물 안에서
개구리들은 도스토예프스키를 단 한 명도 모르므로
엄지에 굳은살이 박힐 때까지 문자질로 구원을 꿈꾸고
초등학교 때부터 일제고사로 채워지는 경쟁력이
대학입시 빼고 어느 세상에 통한다는 것인지
시험지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경시나 모의 문제의 다양한 깊이에 절망하여 머리 묻는 아이들이
매일 똑같이 반복하는 일상을 의욕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 없다
일제고사 안 보이고 체험학습 허가했다고 교사를 내쫒는 창의성의 나라에선
방학 없이 무제한 보충학습 권장하는 자율성의 나라에선
녹색으로 생태적으로 성장하느라
아이들이 질문하지 않는다
반응하지 않는다
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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