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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정부, 마이스터고에 생색내기 투자하는사이
전문계고 올해도 ‘신입생 앵벌이’

등록 2009-01-06 20:44수정 2009-01-06 23:43

경북지역 전문계고(옛 실업고)인 ㅁ고 ㅇ아무개 교사는 최근 2009학년도 신입생 지원 결과를 보고 또다시 힘이 빠졌다. 2년 연속 ‘미달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9월부터 주변 중학교를 돌며 ‘입시설명회’를 했지만 이번에도 미달이었다. ㅇ 교사는 “귤·빵·우산 등 선물을 싸들고 수업마저 포기한 채 ‘학생 앵벌이’에 나섰지만, 진학도, 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우리 학교를 선택하라고 말하기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2009학년도 입시에서도 전국 전문계고에서는 미달 사태가 줄을 이었다. 강원도는 44곳 가운데 31곳, 충북은 35곳 가운데 7곳, 전남은 63곳 가운데 46곳, 경남은 35곳 가운데 19곳, 경북은 52곳 가운데 29곳에서 지원자가 입학정원을 밑도는 등 서울을 뺀 거의 모든 지역이 미달 사태를 겪었다.

대구 ㅅ고 ㄱ아무개 교사는 “일부 사립고는 신입생 홍보 예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수업을 전폐하고 모든 교사들을 동원해 입시설명회에 나서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대졸자도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취업과 진학에 불리한 전문계고 인기는 나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이런 전문계고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스터고를 도입했다. 지난해 마이스터고 9곳을 지정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올해 안에 마이스터고 50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마이스터고는 졸업과 동시에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고급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술학교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이스터고는 현장 상황을 외면한 ‘생색내기용’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정부가 지정한 9곳의 마이스터고는 대부분 전문계고 가운데 ‘명문고’로 꼽히는 학교들이다. 9곳 모두 대학 진학률이 50~70%에 이르고 취업률도 20~50%에 이르러 졸업과 동시에 진로가 결정된다. 조응현 전교조 전남지부 실업위원장은 “이미 취업·진학률이 높은 학교들에 편중·중복 지원을 하면 학교간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라며 “전문성을 가진 기술인력을 키운다는 취지와 다르게 기존 특성화고와 마찬가지로 대입을 위한 통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전문계고 대책을 세운 바 있다. 전문계고에서 2년을 공부하고 산업체에서 1년간 기술을 익히는‘2+1 체제’의 경우, 실제 취업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아 효과가 적었다. 또 지방자지단체·교육청·중소기업이 협력해 학생들의 취업을 알선하는 ‘직업교육훈련협의회’ 역시 경북·전북 2곳에서만 운영되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승주 전교조 서울지부 실업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일부 학교에 대한 생색내기 투자가 아니라 중점적인‘취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이라며 “특성화고, 전문계고, 마이스터고로 이름만 바꿀 것이 아니라 취업으로 연결되는 ‘산학연계 고리’를 만들고 정부가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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