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곳 중 22곳만 ‘재정 기준’ 충족…학비부담 클듯
‘부자학교’ 일부지역 몰려 “교육격차 심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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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0년부터 도입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환을 희망하는 서울지역 사립고 상당수가 교육과학기술부가 정한 재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는 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재단의 재정 구조가 취약할 경우 부족한 재원을 학생 납입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학부모의 학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한겨레>가 서울시교육청이 민주노동당 최순영 전 의원에게 2007년 제출한 서울지역 사립고의 법인전입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교육청에 자사고 전환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67개 학교 중 교과부가 정한 자사고 법인전입금 비율 기준인 5%를 충족하는 학교는 22곳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법인전입금 비율이 1% 미만인 학교는 22곳에 이르렀고, 법인전입금 자체가 없는 학교도 3곳이나 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립위원회 김행수 사무국장은 “재정이 건전하지 못한 학교들이 교육청의 보조금 없이 학교 운영을 하려면 학생 납입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67개 고교 상당수가 등록금을 세 배 이상 올려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로도 이들 학교 상당수가 법인전입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교과부가 정한 기준인 만큼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는 자사고로 지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정 기준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20곳 정도는 자사고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정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22개 학교들이 일부 지역에 몰려 있어, 서울지역 25개 구에 한 곳씩 자사고를 만들겠다는 시교육청 계획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22개 학교는 강남·서초·노원구 등 13개 구에 몰려 있고 나머지 12개 구에는 재정 기준을 충족하는 학교가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한 구에 한 개씩 자사고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볼 때 다소 무리한 계획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든다”며 “좀더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시교육청이 애초 지역간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한 구에 하나씩 자사고를 만들겠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말을 뒤집고 있다”며 “특정 지역에 자사고가 몰리면 지금까지 심화돼 온 지역간 교육 격차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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