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전형안…“3불 유지한다면서 본고사 부활 꼼수” 비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11학년도 입시부터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모집단위·전형유형별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교협은 12일 협의회 산하 대학입학전형위원회(대입전형위)가 꾸린 태스크포스(TF)팀이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2011학년도 대학입시 기본계획 초안을 마련해 대입전형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대입전형위 관계자는 “대학 및 시·도교육감들과 만나 얘기를 들어 보니, 논술이 너무 획일적이어서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당장 대교협 차원에서 수학·과학 문제풀이형 논술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각 대학들마다 논술을 좀더 심도 있고 다양하게 출제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3불’(대입에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은 2011학년도에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논술고사 형태가 다양화할 경우 ‘논술의 본고사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교육부는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단답형이나 선다형 문제 △수학·과학의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영어 지문 등을 내지 못하도록 했으나, 대학들은 해마다 이를 어겼다. 또 지난해 대교협으로 대학입시 업무가 넘어오자 대교협은 가장 먼저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폐지했으며, 그 뒤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가 논술에 영어 지문을 내고 고려대는 자연계 논술고사에서 수학·과학 교과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를 여럿 출제해 본고사 논란을 빚었다.
대교협 대입전형위 관계자는 “대학들이 전형별 특성에 따라 영어 지문과 수학·과학 풀이형 문제를 내도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충분히 우려는 나올 수 있지만, 대학들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단체들은 대교협의 논술 다양화 방침은 본고사 부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회장은 “대교협이 공식적으로는 ‘3불’을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논술 다양화를 통해 사실상 본고사를 부활시키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며 “공교육 파탄과 사교육비 폭등을 우려해 정부 차원에서 본고사형 논술을 금지한 상황에서도 본고사형 문제를 내왔던 대학들의 행태에 비춰, ‘논술 다양화’라는 명분으로 ‘자율 규제’마저 풀어주면 ‘물 만난 고기’처럼 마음놓고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란이 일자 대교협은 이날 자료를 내 “2011학년도 대입전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검토 중으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6월말께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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