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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책임기관 ‘고려대 입시부정 의혹’ 조사 ‘뭉기적’

등록 2009-02-03 07:31수정 2009-02-03 08:12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입학처를 학생들이 드나들고 있다.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 2-2학기 일반전형에서 특목고 출신 수험생들을 우대하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입학처를 학생들이 드나들고 있다.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 2-2학기 일반전형에서 특목고 출신 수험생들을 우대하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논란 석달 사실조사조차 안해…지원자 “기준 밝혀야”
대교협, 전형 끝나면 조사…교과부 “관여할 수 없다”
내신으로 뽑은 고려대 수시 2-2 일반전형 1단계 선발 과정에서 고교등급제 논란에다 ‘입시 부정’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석달이 흐른 지금까지 기초적인 사실관계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학 자율화 정책에 따라 대학입시 업무를 맡게 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달 말에 조사하겠다”며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대학에 대한 행정·재정적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 자율화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며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학 자율화라는 명분 아래, 앞으로 대학이 입시부정을 저지르더라도 제대로 된 조사나 제재조차 힘들게 된 상황이다.

대교협은 의혹이 들끓는데도 “입학전형 일정이 끝나는 2월 말에 대학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종합적인 조사를 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합격자가 모두 확정된 상황에서는 잘못이 드러나도 바로잡는 데 훨씬 큰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치를 수밖에 없다.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는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일부 잘못이 드러난다고 해도 대교협은 대학에 대한 제재 권한이 없다.

교과부도 입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태도다. 지난해 6월 대학 자율화 정책에 따른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학입시와 관련한 교육부의 시정 권한과 제재 조처 조항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부의 변명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이번 일로 대교협은 대학 업무를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대입이라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를 시범운영 기간도 없이 곧바로 대교협에 넘긴 정부의 탓도 크다”고 말했다.

답답한 것은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이다. 지난해 10월 1단계 합격자 발표가 난 뒤 일반고 교사들은 법원에 수시전형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려다 결국 철회했다.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로 구성된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회장은 “이번 입시는 잘못된 것이 분명하지만 자칫 합격한 아이들에게까지도 심적 부담 등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답답해했다. 내신 1.06등급을 받고도 고려대 수시 1단계에서 떨어진 김아무개군은 “고려대는 지원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당락이 결정됐는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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