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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학입시 혼란 방치땐 ‘자율화 역풍’ 위기감

등록 2009-02-13 19:24수정 2009-02-13 22:53

고려대의 2009학년도 수시2학기 고교등급제 실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대교협 사무실에서 연 대학윤리위원회가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 이 총장은 회의에 나와 소명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고려대의 2009학년도 수시2학기 고교등급제 실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대교협 사무실에서 연 대학윤리위원회가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 이 총장은 회의에 나와 소명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당정, 대교협법 개정 추진
대학 ‘3불 흔들기’ 뒷짐지다 뒤늦게 교통정리
“논술 본고사·내신 보정 금지 뒤따라야” 지적
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혼선을 빚고 있는 대입 완전 자율화 시점을 2013학년도 이후로 못박고, 한나라당이 대입에 교과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적극 나선 것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부 대학들의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흔들기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대입 자율화 추진 자체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입을 둘러싼 혼란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도 교과부가 ‘대입 자율화’를 내세우며 뒷짐을 지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입시혼란, 대학에 경고

교과부는 이날‘3불’ 폐지를 비롯해 대입 완전 자율화는 2012년(2013학년도) 이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신중히 추진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는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지난 1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 간담회에서 일부 대학을 겨냥해 “입시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된다면 대입 자율화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연세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부터 본고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고려대는 2009학년 수시에서 특목고를 우대하는 등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는 의혹을 받은 데 이어 이기수 총장이 2012학년도 입시부터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입 자율화 정책에 따라 입시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던 정부가 다시 개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대학이 책임 있는 입시안을 만들도록 하기 위해 교과부 관계자, 대학 총장, 시·도 교육감 등이 참여하는 ‘교육협력위원회’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대교협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대교협도 이날 법 개정과 상관없이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 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교육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론과 정치권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정부가 협의체를 통해 입시문제에 개입하게 될 경우 ‘3불’을 쉽게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논술 본고사’는 허용?

정부가 입시문제에 간여할 통로가 생기고, 대교협도 대학의 책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논술을 통한 본고사 실시와 내신 보정에 의한 변형 고교등급제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3불’이 금지돼 있는데도 대학들은 논술에 영어지문을 내고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문답풀이식 과학·수학 문제를 내는 등 사실상 본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교협과 교과부는 “자율화된 마당에 논술고사 유형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종렬 대교협 사무총장은 “논술 가이드라인이 없어져 논술을 다양한 형태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른바 ‘논술 본고사’와 내신을 무력화해 특목고를 우대하는 내신 보정은 금지돼야 한다”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초·중등교육의 혼란이 계속 확산돼 정부가 ‘눈가리고 아웅’식 대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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