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인천 시도교육청 학력미달 학생 해소대책
시·도교육청 대책은
학교생활기록부 ‘서술형’ 대신 ‘수우미양가’로 회귀
0교시 영어수업 등 단기간에 성적 올릴 대책 대부분
학교생활기록부 ‘서술형’ 대신 ‘수우미양가’로 회귀
0교시 영어수업 등 단기간에 성적 올릴 대책 대부분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된 지 하루 만인 17일 전국 시·도교육청은 앞다퉈 학습 부진학생을 줄이고 지역·학교 간 학력격차를 경감할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발표된 대책을 살펴보면, 성취도 평가 결과를 교장·교감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내용 외에도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대책이 대부분이어서 교육청들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 없이 ‘자기 지역 순위 올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어떤 내용 담고 있나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 250여 곳에 약 200억원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시교육청은 또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의 성적이 낮게 나온 것은 학교생활기록부를 1998년 이전의 ‘수우미양가’ 방식 대신 서술형으로 작성해 객관적인 학력 평가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단계별(수우미양가 방식을 포함해) 성적을 통지할 것을 학교에 권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단위 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교과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보류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 영어 성적의 향상을 위해 영어체험·전용교실과 영어교육 활성화 중심학교를 운영하고, ‘아침 영어’(이른바 ‘0교시 영어수업’)와 섬·농어촌 지역 영어향상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북도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도 운영비로 학교당 100만~250만원씩 지원하고, 보통학력 이상 학생들을 위해서도 수준별 이동수업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 학교현장에 끼칠 부작용 우려 그러나 대부분 대책들이 일선 학교를 압박해 지역의 ‘성적 올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게 하는 것이어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크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평가 결과가 자신의 인사 문제와 연관된 만큼, 일선 학교 교장·교감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학교의 성적을 높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인사권에도 교장·교감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만큼,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이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겨냥해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학습이 성행하고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0교시 수업’이나 보충수업을 늘리는 등 파행으로 흐르게 할 가능성도 높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일선 학교들에 대한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통제가 심한 지금같은 상황에서, 전국 단위 평가 결과의 책임까지 고스란히 학교로 돌리게 되면 지금보다 더한 비교육적인 현상들이 넘쳐날 것”이라며 “경쟁이 심해지는 만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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