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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리학교’ 허용 땐 공교육 뿌리 흔들

등록 2009-02-22 19:34

제주특별법 주요 내용
제주특별법 주요 내용
‘제주 특별법 개정안’ 23일부터 국회 심의
돈벌이수단 전락…외국사학 들어오면 잉여금 유출
교육·경제특구 등 형평성 논란…전국 확산 우려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3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영리법인도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개정안’을 심의한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법안에 찬성하고 있어 2월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단체들은 “이 법이 통과하면 영리업체가 학교를 세워 학원처럼 ‘돈벌이’를 할 수 있게 되고, 공교육의 취지와 토대를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영리학교·과실송금 가능 지난해 10월 정부가 제출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핵심은 영리학교 설립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교육의 공공성이 강조돼 학교를 통한 돈벌이는 금지돼 왔다. 개정안은 또 영리학교의 수익을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사립학교개혁운동본부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교육을 파괴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영리학교가 만들어지면 학교교육은 상업적 이윤을 남기기 위한 학원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은 “비영리인 송도국제학교의 등록금이 연 2500만원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제주 영리학교의 경우 연 3천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며 “결국 국제학교는 제주지역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귀족학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법안 취지에 대해 지난 2005년부터 추진돼온 제주 ‘영어교육도시’와 국제학교 등을 통해 해외 조기유학을 흡수해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영어교육도시에는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국제학교가 초등학교 4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3곳이 설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외국법인이 학교를 만들면 학생들의 등록금 수익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국부 유출을 막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교 운영을 다른 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간판만 빌려주고 이윤을 챙기는 이른바 학교 ‘하도급’이 가능하도록 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 제주 뚫리면 전국 확산 제주에서 영리학교 설립과 과실송금이 허용되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들도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전국 3곳(인천, 전남 광양, 부산)의 경제자유구역과 23개에 이르는 교육특구에서도 영리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상황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국회나 정부의 움직임도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6월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교육기관의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 영리법인의 학교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외국 영리학교법인 정책 연구’를 최근 시작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런 교육적 폐해에도 정부가 이번에 영리학교를 허용하려는 것은 외국 명문 사학들의 요구 때문”이라며 “국내에 들어오려는 외국 교육기관들이 ‘제주에서는 가능한데 경제자유구역과 교육특구는 왜 안 되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 정부는 다른 지역에도 영리학교 설립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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