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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블로그] 이명박 정부 1년 ‘막장으로 가는 교육’

등록 2009-02-25 14:44

얼마 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본 몇 장의 사진이 꽤 충격적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누더기가 된 교복을 걸치고 밀가루와 케첩(?)을 뒤집어쓰고 있다. 한 학생은 아애 팬티만 걸친 채 차마 목불인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실 이런 사진을 보고 새삼 ‘충격’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오히려 촌스럽다. 언제부턴가 언론을 통해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언론에서 이런 장면을 보도할 때면 신성한 졸업식장을 더럽힌(?) 저들에 대한 질타가 뒤따른다.

우린 흔히 졸업을 새로운 인생의 출발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런 졸업식 장면 어디에서도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대나 축복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있다면 지난 시간에 대한 증오와 환멸뿐이다. 그 증오와 환멸은 어떤 미래에 대한 기대도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

물론 저런 장면을 보고 저들을 비난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그러나 과연 누가 저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저들에게는 고등학교 3년이, 아니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이 땅의 교육이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였기에 저런 식으로 저항을 할까? 오히려 우린 저들의 극단적인 행동에서 왜곡되고 망가진 이 나라 교육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하고 비판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거의 교육이라기보다는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가하는 새디즘의 수준에 도달했다. 쉽게 말해 교육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이름의 아동과 청소년 학대이다. 이 나라에서 교육은 오래전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되었다.

최근 고려대학교에서 벌어진 고교등급제는 이 땅의 왜곡된 교육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소위 이 나라 최고의 교육기관의 하나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대학부터 이미 심각한 질병이 들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문고’ 학생을 유치하려는 그들의 광폭한 입시정책은 좋은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배경이’ 좋은 학생들을 뽑아 교육 장사를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그들에게 사회적 정의는 헌신짝이나 다름없다.

이 정부는 일제고사라는 이름으로 그나마 빈사상태에 이른 이 나라 교육을 막장까지 몰아넣고 있다. 또한 국제중이나 자사고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교육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그 도박판에서 낙오한 학무모는―절대로 학생이 아니다―제 자식을 출세의 시장에 내놓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 또한 소위 특목고나 자사고 그 어느 하나에라도 들어가지 못하는 이 나라의 90%의 학생은 천민으로 막장인생을 살 각오를 해야 한다.

물론 그 막장 인생에 서고 안 서고는 그 학생의 능력이 아니라 오로지 그 부모의 경제력이다. 교육을 통한 계급상승은 이제 이 땅에서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부모의 경제능력에 의해 귀족과 천민으로 결정되고 만다. 한 달에 아이의 사교육비로 수천만 원을 쓸 수 있는 부모와 등록금을 내기도 버거운 부모 사이에 경쟁은 무의미하다.

더욱이 가뜩이나 과중한 사교육비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공교육 해체로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이 정부의 공약이 얼마나 허구이고 자기모순인지 우리는 지금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그나마 이 정부가 반대하는 교사들을 거리로 내몰면서까지 밀어붙인 일제고사가 성적조작과 부풀리기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당연한 결과이다. 이 정부의 무모한 교육정책이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를 파렴치범으로 만들고 있다.

초등학생이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나라. 졸업식장이 증오의 파티장이 되는 나라. 그 참담한 현실을 외면한 채 경쟁만능의 논리에 빠져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외치는 이상 이 나라 교육에는 미래가 없다. 이런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를 정신질환자로 만들고, 이 사회의 역동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오로지 가진 자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며, 나머지 절대다수 국민은 좌절과 분노 속에 우울하게 거리를 배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 1년을 맞는 이 사회의 참담한 모습들 중 하나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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