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고대 면죄부 파장
대학들 ‘3불 무력화’ 편법 불보듯…“입시불안 커질 것”
대학들 ‘3불 무력화’ 편법 불보듯…“입시불안 커질 것”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6일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의혹에 대해 예상대로 고려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대교협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대학입시를 둘러싼 혼선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고려대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교협이 대입 업무를 공정하게 관리할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드러내, 앞으로 대학들이 대입 자율화 흐름에 편승해 합의된 원칙에 어긋나는 입학전형을 실시해도 막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날 조사 결과를 접한 교육·학부모단체들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입시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큰데, 공정성에서 의혹이 불거져도 그냥 덮고 가자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입시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대교협의 결정으로 ‘3불’(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금지) 가운데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는 사실상 허용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들이 대놓고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를 시행하지는 않겠지만, 고려대처럼 일반전형에서 내신(교과성적)의 실질반영율을 대폭 낮춰 내신을 무력화하고, 대신 학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비교과로 특목고를 우대하거나 교과성적을 보정해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변형된 고교등급제를 얼마든지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고사도 마찬가지다. 대입 자율화 조처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폐지된 뒤 처음 치러진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지역 대학들은 논술에 영어지문을 내는가 하면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수학·과학 풀이형 문제를 내는 등 논술이 사실상 본고사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교협은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없어진 마당에 논술 유형을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3불 폐지를 선언하자니 반대 여론이 부담스럽다고 느낀 대교협이 겉으로는 ‘당분간 3불을 유지하겠다’고 하면서도 내용상으로는 3불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와 여당은 대학들이 ‘입학전형 기본사항’을 어길 경우 대교협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대교협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교협이 지금처럼 ‘제 식구 감싸기’식 행보를 보인다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있어도 대교협이 제재를 요청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확대할 예정인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일반전형이라는 제도화된 전형마저 무력화시키는 마당에 대학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입학사정관제가 본격화하면 공정성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자칫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라는 외피를 쓰고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를 맘대로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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