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고교등급제엔 눈감고
‘공교육 활성화’ 공허한 선언
‘공교육 활성화’ 공허한 선언
공교육을 훼손하는 대입 전형을 사실상 방조해 온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함께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해, 고려대 고교등급제 의혹 면죄부 조사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물타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교협과 교과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교육 신뢰 회복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며 획일적인 시험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에서 벗어나겠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교협이 지난 1년 동안 대학들이 교육현장을 파행으로 이끌 입학전형을 실시해도 수수방관하고, 심지어 공교육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3불’(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 금지)을 무력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 선언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교협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 “대입 자율화를 추진하더라도 과거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로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본고사에 가까운 논술고사를 실시한 대학들에 대해서는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다. 또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가 2012학년도부터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입 자율화에 따른 혼선을 막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구성하려는 ‘교육협력위원회’에 대해서도 손병두 대교협 회장은 ‘2012년 이후에 하는 것이 좋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대교협은 대학 자율만 주장해 왔을 뿐 사회적 약속을 깬 대학들을 제어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며 “이번 공동선언문 발표도 비판 여론을 무마해 보려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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