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북등 “문제유출 우려로 동시실시 불가피”
교과부 표집평가 도루묵…학부모들 “중단해야”
교과부 표집평가 도루묵…학부모들 “중단해야”
오는 31일 실시될 전국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대상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전체 학생의 0.5%만 표집해 치르도록 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과 달리, 대부분의 시·도에서 같은 날 모든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일제고사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같은 시험문제를 가지고 학교들이 제각기 다른 날짜에 시험을 보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31일 서울시내 모든 초·중학교가 동시에 진단평가를 치르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진단평가는 모든 학교들이 빠짐없이 봐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교육청의 입장”이라며 “원활한 시험 관리를 위해 31일에 모두 시험을 보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도 “학교마다 시험 일정이 다르면 인터넷 등을 통한 문제 유출 우려도 있고 학부모들 항의도 많을 것”이라며 “이미 전수평가 계획을 세워두고 시험지 인쇄 계약까지 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31일에 모든 학교가 시험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광주·대전시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들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제각기 다른 날에 시험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운동단체들은 “사실상 지난해 10월에 실시됐던 일제고사가 그대로 반복되는 꼴”이라며 일제고사 중단을 요구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윤숙자 정책위원장은 “교과부가 표집 대상 학교를 뺀 나머지 학교의 시험 일정은 시·도교육청 자율에 맡긴다고 발표하면서 겉으로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학교마다 다른 날에 시험을 치르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했다”며 “일제고사 일정을 조금 늦췄을 뿐, 교과부는 처음부터 일제고사를 치르려고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평등교육학부모회 정경희 사무국장도 “결국 시·도교육청이 모든 학교에 일제고사를 강제할 것이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제고사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당초 오는 10일 일제고사 방식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불거지자, 시험을 31일로 연기하고 시험 방식도 전수가 아닌 표집으로 바꾸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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