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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유전공학부 ‘어수선한 출발’

등록 2009-03-08 20:10

‘학문간 융합’ 설립 취지…경제·경영 선호 뚜렷
“아직 신입생 과방도 없어” 학생지원제도 미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설로 법대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면서 전국 27개 대학에서 문을 연 자유전공학부가 새학기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이제 막 발을 뗀 상황이어서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보완해야 할 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문간 융합’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학생들이 취업이 잘 되는 특정 전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신입생은 기본소양 키우기에 중점 올해 157명이 입학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학생들이 2학년 2학기부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전공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문·이과 공통 기초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기초과목 부담이 다른 학부에 비해 크다. 인문계열로 입학한 학생들은 수학·통계학 등 이공계 기초 과목들을 수강해야 하고, 자연계열 학생들은 제2외국어 과목들을 이수해야 한다. 자유전공학부 1학년 김진우(19)씨는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 워낙 많아 1학년 때에는 사실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이 서너 과목에 불과하다”며 “전공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초대 학부장을 맡은 서경호 교수(중문학)는 “말 그대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자’는 것이 기본적인 운영 방향”이라고 말했다.

■ 경제·경영 선호 두드러져 그러나 다양한 전공을 넘나들면서 학문 융합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려 나갈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입학생들 상당수가 경제·경영 관련 전공을 희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체적으로 60% 이상이 경제·경영 쪽 전공을 희망한다”며 “아직까지 로스쿨 지망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신입생 심현보(19)씨도 “70% 가까운 학생들이 경제나 경영학 전공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도 자체 조사결과 70% 이상의 학생들이 경제·경영 전공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생 지원책 등 보완해야 ‘새로운 실험’이어서 학생들이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신입생 이아무개(19)씨는 “신입생을 더이상 뽑지 않는 법대와 약대 선배들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아무래도 소속감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학생들이 지낼 공간(과방)도 마련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공 설계 등을 도와줄 지도교수가 부족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경호 교수는 “교수 충원 문제는 자유전공학부 운영 취지에 맞는 교수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에 대한 지원책은 다각도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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